이준석 “한동훈 100일 ‘빵점’…제1공약 채 상병 특검법도 못했잖나”
“한동훈의 모든 정치 커리어는 尹에게서 온 것…극복 불가”
“특별감찰관 찬반 표결? 한동훈, ‘직’ 걸어야 이긴다”
“尹 탄핵? 박정훈 무죄 나오면 찬성할 것…지금은 섣불러”
(시사저널=구민주·이원석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30일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이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평가할 게 없다. 점수로 매기면 '빵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 출마하며 내건 제1공약 '채 상병 특검법'도 못했는데 무슨 평가를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방송된 《메가폰》에 출연해 한 대표에 대해 "100일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짚어보는 게 아니라 무엇을 안했고 못했는지 짚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지난 10‧16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걸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보수가 부산 금정에서 이긴 걸 자랑했나"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절대 극복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인기 떨어진 대통령과 차별화해서 집권하겠다는 전략이 실제 성공한 사례가 있었나"라며 "최근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몇 가지 사안을 두고 '말싸움'하는 걸 차별화라고 생각한다면 정치를 얕잡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시켜주고, 총선 직전 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도 줬다. 그야말로 한 대표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어준 것"이라며 "한 대표가 이뤄 온 정치적 성취들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한 대표는 이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금 한 대표는 그냥 정해진 운동장 안에서 뺑뺑 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윤-한 갈등이 결정적 순간까지 가지 않을 거라고 보는 이유"라고도 주장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특별감찰관'을 제안한 데 대해선 "특감은 디올백 정도 이슈에 대응할 때 하는 것"이라며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국정조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도는 특검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금은 특검 이상의 조치가 필요한 때라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한 대표가 특감을 내세운 건 적절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걸 의원총회에 가져가 찬반 표결까지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한 대표의 '직을 걸겠다'는 선언이 함께 따랐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래야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문제로 한동훈이 사퇴하면 우리 당은 어쩌지'라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될 텐데 한 대표가 몸을 사리는 바람에 의원들에게 그런 고민의 여지를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직을 걸고 특감을 추진하면 이길 수 있지만 직을 안 걸고 임하면 이 싸움에서 질 것"이라며 "한 대표는 이걸 깨달을 때까지 면벽수행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 친윤(親윤석열)계와 친한(親한동훈)계 간의 갈등이 격화하는 데 대해 이 의원은 "친한계는 초선+비례대표로 이뤄져 있다. 이들의 움직임이 '위협적'이려면 과거 친박(親박근혜)계 정도 위세는 돼야 한다"며 "언제든 수틀리면 별도로 나와 교섭단체 차릴 수 있을 만큼 힘이 돼야 하는데 지금 친한계를 보면 그리 정치적 자생력이 센 사람들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야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당장 조국혁신당이 탄핵소추장을 쓰겠다고 나서는데 거기에 뭘 쓰려는 건지 모르겠다. 구체적인 요건이 아직 잘 안 보이잖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 탄핵 찬성 조건은 해병대 박정훈 전 대령의 무죄다"라며 "박 전 대령이 아무 죄가 없었는데 대통령이 본인의 권한을 이용해 명예를 더럽혔다는 게 입증될 경우 이것이 탄핵의 요소가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향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연대 및 통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사람은 해본 것에 대해 미련이 남지 않는다"며 "국민의힘과 무언가를 도모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만약 국민의힘이 저한테까지 손을 내민다는 건, 이미 몰릴 대로 몰려 패색이 짙은 상황이란 의미인데, 제가 왜 패장 경험을 쌓으러 그들과 손을 잡겠나"라며 "국민의힘이 만일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개혁신당과 합당을 모색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건 이미 대선에서 진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의 전체 발언은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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