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법적 대응" vs 고려아연 "또 시장교란"…'유증' 설전(종합)

고려아연, 보통주 373만주 유상증자…MBK-영풍 "시장질서 유린"
고려아연 "관련법 따라 합법적 추진…왜곡·교란 땐 법의 심판"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김종윤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이 30일 유상증자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이날 보통주 373만주 유상증자에 나선 것을 두고 "기존 주주들과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는데, 고려아연은 즉각 "적법한 유상증자에 대해 또다시 왜곡과 시장교란 행위를 이어간다면 법의 심판을 묻겠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010130)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373만 2650주를 일반공모방식으로 유상증자해 약 2조5000억 원을 조달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기존 발행 주식 총수인 2070만여 주의 18.03%에 해당한다. 증자 완료 후 주식수를 기준으로 하면 15.28%의 새로운 주주가 등장한다.

신주 예상 발행가는 주당 67만 원이다. 고려아연은 총모집 주식 중 80%에 대해선 일반공모를 실시하고,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사주를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선 그 특별관계자와 합해 총모집 주식 수의 3%인 11만1979주 내에서만 배정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목적으로 '국가전략산업 육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들었다. 조달한 자금을 국가전략산업과 전략광물자원 공급·품질 유지에 투자하고, 일부는 채무상환에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거래량 축소로 인한 상장폐지 리스크를 낮추고, 주식 유동성을 키워 주가 불안정성을 해소하겠다는 이유도 들었다.

MBK-영풍은 즉각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은 기존 주주들과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며 "67만 원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남은 주주들의 주주가치는 더욱 희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윤범 회장의 유증 결정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자백하는 행위이기도 하다"며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고,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도 재차 입장문을 내고 "현행법 내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해 또다시 배임과 법적 수단 운운하며 시장을 교란하고, 의도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MBK-영풍을 겨냥했다.

유상증자는 상법과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배임이 성립할 수 없는데, MBK-영풍이 '법적 리스크'를 운운하며 시장 교란을 시도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또다시 왜곡과 시장교란 행위를 이어갈 경우 당사는 엄중한 법의 심판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