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 車 구매·관리···오토커머스시장 이끈다 [스케일업 리포트]

김기혁 기자 2024. 10. 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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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봇모빌리티
신차·중고차 중개 등 원스톱서비스
딜러 3만명 확보 가격 경쟁력 높여
해외브랜드 협업 '판로 개척' 도와
금융업계 손잡고 보험상품도 제공
내년 상반기에 日지사 설립해 공략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떠오르는 분야는 자동차를 거래하는 오토커머스다. 전반적인 내수 위축 와중에도 차의 온라인 구매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자동차용품 포함) 관련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올해 2분기 기준 1조5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9%나 늘었다. 이는 주요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은 자동차 시장에서 구매·관리 등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로 주목받는 기업은 바로 스타트업 차봇모빌리티다.

운전자 생애주기별 서비스 제공

강성근(사진) 차봇모빌리티 대표는 30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서울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자동차를 사고 타고 파는 모든 과정에 필요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국내 오토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고객 맞춤형 차량 경험을 고도화하는 컨시어지 서비스와 해외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차봇모빌리티는 운전자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연결해 차량 경험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차봇’은 운전자 생애 주기 접점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비자는 신차 구매에 필요한 견적 비교 서비스부터 중고차 판매, 차량 관리, 보험 중개, 리스·렌트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과거엔 차를 사기 위해 직접 대리점에 찾아가는 등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딜러와 소비자가 연결되는 차봇을 통해 쉽게 차량 구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강 대표는 “단순히 디지털 서비스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많은 딜러가 제안하는 견적을 하나의 앱에 모아 차량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오토커머스와 관련해 각각의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많지만 완결된 형태의 원스톱 서비스 라인업을 구축한 곳은 차봇모빌리티가 거의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봇모빌리티는 2019년부터 딜러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관리 앱인 ‘차봇 프라임’과 ‘차팀장’을 운영하며 3만명 이상의 딜러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6만 여명의 차량 판매 영업사원 중 절반 가량이 등록돼 있는 셈이다. 강 대표는 “자동차 온라인 거래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딜러와 어떻게 상생할 지도 중요하다”면서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고차 매매 사업은 매년 세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해외 車브랜드와 국내 진출 논의도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자동차 시장에서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과감하게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강 대표는 “국내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 중 한국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다양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에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기업이 특정 지역에서 직접 딜러망을 구축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여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방대한 운전자 데이터를 확보한 차봇모빌리티를 통해 온라인 중심의 국내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차봇모빌리티 자회사인 차봇모터스가 영국 자동차 회사 이네오스오토모티브의 공식 수입사로 국내에 그레나디어 모델을 독점 판매하면서 다른 해외 브랜드와의 협력 논의가 더욱 활발해졌다. 플랫폼으로 이젠 자동차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폭넓게 확장하는 데 힘쓰고 싶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신뢰’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에서 딜러로 일하던 그가 창업 전선에 과감하게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강 대표는 “폭스바겐이 2015년 디젤게이트를 겪으면서 유럽 명차 브랜드로서의 신뢰를 크게 상실했다”면서 “직접 차를 제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 거래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소비자가 차에 대해 갖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투자사와 금융사업 협력 강화

차봇모빌리티는 지난달 12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차봇모빌리티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226억 원으로 늘었으며 지난 라운드 대비 약 2배 이상의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신차 및 중고차 딜러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선점해 마케팅 비용 없이도 고객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채널과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강 대표는 “올해 400억~5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 상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차봇모빌리티는 투자사들과 금융 사업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라운드에는 한화투자증권, 현대투자파트너스,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 하나벤처스, 현대해상, SK네트웍스가 참여했다. 하나금융그룹과는 하나카드, 하나캐피탈의 API 연동을 통해 차량 구매와 금융 상품의 연결로 소비자에게 더욱 편리한 금융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선불충전금 기반의 차량 서비스 전용 결제 사업과 하나캐피탈과의 중고차 사업 협력 등 다양한 금융 사업의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현대해상과는 기존 기업간거래(B2B) 대상의 협력 사업 외에 커넥티드 데이터 기반의 보다 정교한 고객 맞춤형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올 5월 인수한 SK네트웍스의 수입차 차량관리 플랫폼인 ‘더카펫’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 모델 개발 등을 통해 차량 관리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국내처럼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플랫폼이 아닌 B2B 사업으로 빠르게 현지화에 성공하겠다는 것이 강 대표의 전략이다. 진출 지역으로는 일본·몽골·호주·미국이 검토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일본에선 2025년 상반기 지사를 설립할 것”이라며 “일본에서 자동차 보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성형주 기자 foru8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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