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과정 6개월~1년 단축 가능"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10. 30.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대생 휴학 수용후 브리핑
올해 휴학생 복학하는 내년
신입생 포함 수업과밀 우려
"강제 아닌 대학자율 결정"
의료계 "고무줄 정책" 비판
의과대들 줄줄이 휴학 절차
연·고대 이어 한양대 등 추진

정부가 30일 현재 6년제인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5.5년제' 등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다만 정부는 이는 강제 사항이 아니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5~6년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과정을 반년 줄이면 올해 휴학한 24학번 의대생은 내년 입학하는 25학번보다 6개월 빨리 본과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단순 계산으로는 (내년 의대 1학년 과정 학생이) 7500명이지만 군 휴학 신청 등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현재 6년제 의대 교육과정을 5년제나 5.5년제 등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7500명이 6년간 의대 교육을 함께 들어야 하는 과밀 교육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의대 커리큘럼 단축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심 기획관은 "모든 대학에 단축 방안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인 29일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조건 없이 수용하기로 하면서 의과대학들은 줄줄이 휴학 승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동맹휴학 불허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제출하는 휴학계만으로는 동맹휴학 여부를 가려내는 게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휴학계는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29일 '의대생들이 낸 휴학계를 대학이 조건 없이 자율로 승인할 수 있다'는 교육부 방침이 결정되자마자 의대생 548명의 휴학을 일괄 승인했다. 고려대도 간담회 다음 날인 이날 오전 550여 명의 휴학계를 일괄 승인했다.

이기정 한양대 총장은 이날 "10월 31일까지 휴학을 해줘야 1학기 등록을 유효하게 해줄 수 있다. 학생 면담이 거의 끝났고 상당수가 여건이 되면 돌아올 생각이라는 것을 확인한 상태라 내일 바로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와 부산대, 가톨릭관동대 등도 다음달 내에 휴학을 승인한 뒤 내년도 수업 일정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용승 가톨릭관동대 총장은 "조만간 의대학장단과 협의해 휴학 승인 기준과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며 내년도 교육 환경 개선 방안도 조만간 협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절 학기를 이용해 그동안의 밀린 학습량을 최대한 따라잡겠다는 대학도 있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이날 "내일 바로 총장 명의의 서신을 발송하고 다음주부터 학생들 면담을 거쳐 11월 안에 휴학 절차를 마치려 한다"며 "내년 3월 복귀라고는 하지만 오는 12월 말부터 계절학기를 이용해 미리 수업을 조금이라도 듣게 하려는 계획이다. 설령 투쟁할 부분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학교로 돌아와 공부할 것은 하면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가 의대 6년 교육기간 조정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 의료계에선 날 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체계를 구축해온 의대 교육이 정부 입김에 따라 한순간에 흔들릴 순 없다는 것이다.

한 경기도의사회 소속 이사는 "대학 학사 일정은 고무줄이 아닌데, 이럴 바엔 대통령 임기도 3년으로 줄여야 하지 않냐"며 "내년 신입생들까지 윤석열 정권 타도를 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공백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들도 교육부 발표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역시 정부 계획은 어설프다. 5년이라 했다가 이젠 5년6개월이냐"며 "정상적인 교육을 하려면 2025학년도 입시부터 모집 정지하는 게 맞는데 대통령이 고집부린다면 2026학년도 모집 정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는 "가만히 있어도 교육부는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할 수밖에 없는데 대한의학회와 KAMC가 휴학 승인을 협의체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도 어이가 없다"며 "대한의학회와 KAMC가 대전협의 협의체 참여를 요구한다면 이는 밀정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 권한울 기자 / 이용익 기자 / 심희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