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인테리어' 뜬다 … 충격흡수 바닥재·고양이 벽지
반려동물 특화 건자재 시장
올해 전년대비 119% 급성장
미끄럼 방지로 관절 지켜주고
배설물 오염막는 바닥재 인기
"청소 편해져 사람도 대만족"
고양이와 함께 사는 30대 여성 최지수 씨는 최근 원룸 바닥재를 반려동물 가구 특화 제품으로 바꿨다. 층간소음 저감 효과가 있어 고양이가 맘껏 뛰어다녀도 아래층에서 항의하지 않아 만족도가 높다. 최씨는 "반려동물은 가족과 마찬가지인데 가능한 범위에서 최고의 생활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어 조금 비싸더라도 특화 바닥재를 선택했다"며 "애견·애묘인 사이에서 '펫테리어(펫+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 살 된 치와와를 키우는 구명재 씨는 최근 거실 벽지를 새로 했다. 구씨는 "강아지가 벽지 아랫부분을 여기저기 뜯어놔 교체를 생각하던 중에 반려동물을 위한 벽지가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바로 시공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특히 구씨가 선택한 제품은 기존 세로형 벽지가 아니라 가로형으로 만들어진 게 포인트다. 그는 "강아지가 벽지 아랫부분만 뜯어 놓는데, 벽지가 가로형이라 (망가지면) 해당 부분만 교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장에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댕집사' '냥집사'를 겨냥한 펫테리어 바람이 불고 있다. 부드럽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강화된 바닥재를 내놓는가 하면 동물이 긁어도 안전하고 쉽게 바꿀 수 있는 벽지도 나왔다. 국내 펫팸족(반려동물 양육인)이 1500만명에 달할 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건자재 업계는 향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반려동물 특화 제품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 최적화된 벽지 '펫월'을 선보였다. '안티 스크래치'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소재인 '경질 PVC 시트'를 사용해 반려동물이 긁어도 잘 훼손되지 않는다. 훼손돼도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 가로 폭이 137㎝로 일반 벽지보다 30%가량 긴 '가로형'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신장과 비슷한 높이에 위치해 손상되기 쉬운 하단부만 별도로 바꾸면 된다.
앞서 현대L&C는 미끄러짐 방지·소음저감 기능을 갖춘 바닥재 '더채움'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이나 신규 입주를 앞둔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인테리어 상담 시 반려동물 특화 벽지와 바닥재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실제 올해 1~9월 반려동물 제품 인증(PS인증)을 받은 건자재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나 급증했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의 'LX Z:IN(LX지인) 바닥재 엑스컴포트'는 특수 표면처리 기술로 미끄럼 저항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이 걸어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해당 바닥재를 시공했다는 신유영 씨는 "이전 바닥재가 미끄러워 강아지가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친 적이 있다"며 "새 바닥재는 미끄럼이 거의 없어 강아지가 뛰어다녀도 걱정이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KCC글라스의 PVC 바닥재 '숲 도담'은 쿠션에 신경을 쓴 제품이다. 고탄력 쿠션층을 적용해 반려동물이 소파에서 뛰어내릴 때 발과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준다. 미끄럼 저항 기능도 있어 반려동물의 탈구 위험을 줄였다. 청소와 관리 역시 쉽다. 마루나 타일 제품에 비해 이음매가 적어 반려동물이 바닥에다 배변해도 청소가 쉽고 틈새에 잔여물이 있을 가능성도 낮다. KCC 제품을 시공한 애견인 조동호 씨는 "바닥재를 새로 깐 뒤 확실히 청소가 쉬워져서 대만족"이라며 "강아지가 좋은 것도 있지만 사람이 편해져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모두 만족하는 펫테리어 제품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은 28.2%에 달했다. 2010년 첫 조사(17.4%) 때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농식품부는 2022년 기준 8조5000억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2032년 2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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