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전 같은 구단 열성에 특급 인성 외인들이 화답···KIA 우승 속, 외인 트리오의 반전 드라마
KIA는 올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제임스 네일과 에릭 라우어, 그리고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각자의 활약을 하면서 우승 세리머니를 함께 즐겼다. 시즌 내내 풍파가 많았다. 구단은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다녔고, 인성 좋은 외인 선수들은 우승 목표를 향해 끝까지 같이 달려 화답했다.
2년 간 처참한 외국인 투수 성적에 추락한 KIA는 올해 다시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그 중 네일을 선발한 것은 우승 열쇠로 이어졌다.
당초 1선발은 아니었던 네일은 윌 크로우의 부상으로 자연스럽게 1선발이 됐다. 위력적인 스위퍼과 투심패스트볼을 가졌지만 일정 투구 수 이상으로 가면 힘이 떨어지는 모습에 당초에는 ‘적당한’ 외국인 투수 정도로 평가받았다.
네일이 역대급 외인 에이스로 격상한 것은 부상 이후다. 8월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턱 관절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모두가 한국시리즈에서 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네일은 복귀했다. 선수의 투지와 구단의 대응력이 결과를 만들었다.
이미 포스트시즌 출전용 외국인 선수 등록 시한이 지난 뒤였다. 네일이 회복 못하면 KIA는 외인 선발 1명 없이 가을야구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네일의 회복밖에 답이 없었다.
KIA는 올해 우승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창원에서 저녁 경기 중 부상당한 네일은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KIA 심재학 단장은 부상 부위 사진 판독 자료를 미국 출장 중이던 현대 아산병원 전문의에게 보내 정확한 소견을 묻고 가을야구 출전 가능 야구를 확인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8월25일 서울에서 네일이 수술받을 수 있게 했다.
구단의 지극정성에 네일은 초고속 회복과 투지로 응답했다. 수술 9일 만에 야구장에 출근해 움직였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성들여 만들어주는 음료들로 체중을 유지했다. 구단이 준비한 단계별 프로그램을 착실히 소화한 끝에 한국시리즈 1차전에 무사히 등판했다. 나흘 쉬고 4차전에도 나가 승리 투수가 되면서 KIA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라우어는 KIA와 8월5일 계약했다. 부상당한 크로우의 단기대체선수였던 캠 알드레드가 무난하게는 던지고 있었지만 한국시리즈를 위해서는 아쉽다 판단한 KIA는 한 번 더 교체 결단을 내렸다. 8월6일 크로우와 알드레드를 모두 웨이버공시하고 라우어를 영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라우어가 한국에 온 지 사흘 만인 8월9일 KIA는 취업비자를 받아냈다.
라우어는 8월11일 첫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대구 삼성전에서 가을야구 예행연습을 치른 라우어는 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페이스를 올려 한국시리즈 3차전에 나섰다. 홈런 두 방은 맞았지만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가 누가 되든, 외국인 투수 둘이 건강한 상태에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한 것은 KIA의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올해로 3년차 뛴 소크라테스의 반전도 KIA를 우승으로 이끈 동력이다.
KIA는 시즌 초반 소크라테스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매경기 소크라테스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심재학 단장이 스카우트팀과 함께 교체를 염두에 두고 6월초 미국 출장을 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소크라테스가 극적으로 달라졌다. 5월까지 0.270대였던 타율이 6월 0.329, 7월에는 0.359로 뛰어올랐다. KIA는 외인 타자 교체를 놓고 프런트와 현장 간 회의도 여러 번 거친 끝에 6월말, 소크라테스의 잔류를 선택했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출루율 0.359, 장타율 0.516으로 3년 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으로 마쳤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는 결정적이었던 4차전에서 2점 홈런 포함 4타점을 올리는 등 5경기에서 타율 0.300(2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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