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사냥하는 개미가 국내에?… ‘생태계교란 생물’ 뭐길래

환경부, 열대긴수염개미·물여뀌바늘 추가 지정
티모르사슴 등 150종은 ‘유입주의 생물’로

열대긴수염개미(왼쪽)와 물여뀌바늘. 환경부

병원성 미생물을 매개하는 ‘열대긴수염개미’와 호수나 하천 등의 물 표면을 뒤덮어 수질 악화를 야기하는 ‘물여뀌바늘’이 생태계교란 생물로 신규 지정됐다.

환경부는 31일부터 열대긴수염개미와 물여뀌바늘 등 2종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티모르사슴’ 등 150종을 유입주의 생물로 신규 지정·관리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생태계교란 생물은 1속(붉은귀거북속 모든 종) 39종, 유입주의 생물은 853종으로 늘어났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돼 개체수 조절 및 제거·관리가 필요한 생물을 뜻한다. 수입·반입·사육·양도·양수·보관·운반·방사 등이 금지되며,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유입주의 생물은 아직 국내에 유입된 적은 없지만, 국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어 사전에 관리가 필요한 외래생물을 의미한다. 유입주의 생물을 수입할 경우 사전에 관할 유역 환경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불법 수입 시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번에 생태계교란 생물로 신규 지정된 열대긴수염개미는 높은 환경적응력과 빠른 번식력으로 토착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높다. 독침은 없으나 이빨로 물어 상처 난 곳에 개미산을 분비해 고통을 주며, 도마뱀과 같은 큰 동물을 사냥하기도 한다. 특히 건물 등에 침입해 병원성 미생물을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한 초등학교에 열대긴수염개미가 침입·확산해 학생들이 임시 건물로 옮긴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는 부산항과 광양항 등 남부지방 항만 주변에서 관찰되고 있다.

물여뀌바늘은 높은 종자 생산량과 활발한 무성번식으로 빠르게 확산해 수변과 수면 위를 고밀도로 덮어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높은 식물이다. 미국 포틀랜드에서는 에이커(약 4000㎡)당 약 500만원의 물리적 제거비용을 들였음에도 완전하게 제거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 수원·안성·평택·오산, 경북 경주, 경남 창녕 등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유입주의 생물로 신규 지정된 150종은 ▲티모르사슴 등 포유류 5종 ▲황색찬넬동자개 등 어류 15종 ▲유럽쇠우렁이 등 연체동물 5종 ▲토마토잎굴파리 등 곤충류 54종 ▲악어풀 등 식물 71종이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사육·재배 중인 외래생물이 국내 생태계에 유기되거나 방출되지 않도록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태계교란 생물 및 유입주의 생물 지정 고시’의 자세한 내용은 환경부 누리집이나 법령정보 및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