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친구 위해 휠체어 밀며 마라톤 뛴 배우…환호 쏟아졌다

아일랜드 출신 할리우드 배우 콜린 패럴(48)이 희소 피부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 마라톤에 참여했다.

28일(현지시간) CNN, NBC 등에 따르면 콜린 패럴은 전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자선 마라톤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를 지원하는 아일랜드 자선단체 '데브라'(Debra)에 기금 모금을 위해 직접 마라톤에 나섰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이란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물집이 생겨 피부와 점막에 통증이 생기는 희귀한 유전성 질환이다.

패럴은 자신의 친구이자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인 에마 포가티(40)와 함께 이번 모금 운동을 기획했다고 한다.

포가티는 왼발과 오른팔에 피부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 살짝만 만져도 물집이 생겨 통증을 느끼는 질병으로 평생 고통받아왔다. 40세인 포가티는 아일랜드 내에서 이 질환으로 투병하며 가장 오래 생존한 환자로 알려져 있다.

패럴은 26마일(약 41.84㎞)을 달리는 마라톤 행사의 마지막 4㎞ 구간을 친구 포가티의 휠체어를 밀며 함께 달려 환호를 받았다.

4시간6분45초 만에 코스를 완주한 패럴은 행사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에마를 수년간 알고 지냈다. 그는 용기와 순수한 결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이라며 "이 달리기는 그가 매일 겪어야 하는 고통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가티와 함께 달린 4㎞의 의미에 대해서는 "각 1㎞는 포가티의 삶 10년씩을 상징한다"며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가티는 "이번 마라톤은 내 꿈이 이뤄진 순간"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그는 "올해 저는 40세가 됐고, 그걸 크게 기념하고 싶었는데 여러분들 덕분에 더욱 특별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누구도 내가 이렇게 오래 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거의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40대가 되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지만 지금 나에게는 기적"이라며 기뻐했다.

친구 패럴에 대해서는 "내가 본 가장 지지적이고, 관대하고 의리 있는 친구"라며 "그는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보여줬다. 제 눈에 패럴은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당초 40만 유로(한화 약 6억원)를 목표 모금액으로 잡았으나 실제 모금액이 이를 훌쩍 넘어서자 목표 금액을 100만 유로(한화 약 15억원)로 높였고, 현재 목표의 81%인 81만4000유로(한화 약 12억원)를 달성한 상태다.

콜린 패럴은 1996년 영화 '핀바를 찾아서'로 데뷔했으며, 이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폰 부스' '토탈 리콜' '더 랍스터' '신비한 동물사전' '킬링 디어' '애프터 양' '이니셰린의 밴시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패럴은 희소 신경 유전질환인 엔젤만 증후군을 가진 아들 제임스(21)를 두고 있으며, 지적 장애가 있는 성인 자녀를 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콜린 패럴 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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