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주소 첫 해외진출, 또 하나의 한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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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은 드넓은 초원과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국가다.
2019년 몽골 정부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주소 체계 도입을 선언하고 세계 주요 국가 사례를 살펴본 뒤 한국의 주소 체계를 선택했다.
K주소의 해외 진출로 몽골의 게르촌과 아프리카 초원의 마을에까지 드론 배송이 가능해지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며, K주소의 활약이 이어져 세계를 주소로 연결하는 또 하나의 한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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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은 드넓은 초원과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국가다. 남한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몽골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350만 인구 중 절반이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살고 있다. 초원 곳곳을 옮겨 다니며 전통적인 유목 생활을 하는 몽골인은 2023년 기준 약 30만명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몽골은 광활한 국토와 복잡한 도시에 적합한 주소 체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적 관리는 물론 구조·구급, 우편·택배와 같은 각종 주소 기반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16년 몽골 우정청은 주소를 대체할 시스템으로 영국 벤처기업의 '격자 체계 위치정보'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편의성이 떨어져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폐기했다. 2019년 몽골 정부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주소 체계 도입을 선언하고 세계 주요 국가 사례를 살펴본 뒤 한국의 주소 체계를 선택했다. 올해 6월에는 몽골 정부의 초청으로 행정안전부 전문가단이 주소 제도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지난 9월, 필자는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한국형 도로명판 제막식'에 참석했다. 몽골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의 거리(Seoul Street)에서 한국형 주소 체계인 'K주소'의 첫 해외 진출을 공표하며 당당히 걸린 '서울로'라는 도로명판을 보니 뿌듯함이 남달랐다. 내년에는 한국의 주소 표기 방법을 반영한 몽골의 주소기본법이 개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도로명주소를 전면 사용한 지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우리나라는 100년간 사용한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면 개편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나라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주소는 점차 진화해왔다. 도로와 건물에만 부여되던 주소를 버스정류장, 대피소, 전기차충전소 등 다중이용 시설물까지 확대했다. 도로나 건물이 없는 산악, 들판, 해안에도 10m×10m 격자인 국가지점번호를 이용해 주소를 부여했다. 기존 도로명주소의 한계를 넘어 위치정보가 필요한 모든 공간과 시설물에 주소를 부여할 수 있는 K주소는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무인 배송, 실내 내비게이션 등 신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K주소는 국제사회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각국 전문가 간 논의와 회원국 투표를 통해 국제표준에 반영됨으로써 K주소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21개국 주소 전문가들이 참석한 '2023 세계주소콘퍼런스'도 개최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개방형 공간정보 컨소시엄'의 스콧 시먼스 회장은 "주소는 비상 대응과 시민 안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예측 가능성이 뛰어난 K주소는 매우 우수한 시스템"이라고 극찬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K주소 도입에 여러 국가가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티오피아와는 K주소에 기반한 주소 현대화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 국가는 주요국 중 한국의 주소 체계가 가장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협력을 선택했다고 한다. K주소의 해외 진출로 몽골의 게르촌과 아프리카 초원의 마을에까지 드론 배송이 가능해지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며, K주소의 활약이 이어져 세계를 주소로 연결하는 또 하나의 한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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