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한동훈···김 여사 문제 겨냥 “11월 내 매듭지어야”

유설희·이보라 기자 2024. 10. 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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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 메시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신이 제안한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 방안을 수용할 것을 재차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발상을 전환하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파괴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 그 기준은 민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겨울 추위 찾아오기 전 11월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이 있다”면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자신이 제안한 김 여사 의혹 설명 및 해소,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제 도입 등을 수용할 시점으로 11월 시한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반의 당과 정의 성과가 다음 정권의 향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안에 매듭지어야 할 과제로 여·야·의·정 협의체도 거론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을 통해 의정갈등을 풀고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며 “지금 풀지 못하면 그야말로 ‘파국’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민심’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결국은 우리 정부여당이 제가 말한 민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민심에 따르는 것, 그걸 이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년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버틸 수 없다”면서 “이 문제 빨리 해결하고 다음 페이지 가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특별감찰관 도입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기 상황’을 수차례 강조한 데는 대통령실의 변화와 함께 여권 내부의 호응을 확산하려는 뜻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4대 개혁을 띄우면서도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며 “그런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지금 위기를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 “다들 다가올 폭풍을 염려한다.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지 않겠나”라고도 말했다.

지난 100일간 당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로는 ‘변화’와 ‘쇄신’을 들고 “백일 동안 ‘변화’와 ‘쇄신’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고 자평했다.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수평적 당정관계 전환’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과거와 다른 수평적 당정관계로의 발전적 전환은 국민의힘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였다”면서 “저는 우리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전체주의적 선동세력’ ‘폭력적 정치행태’ 등 표현을 동원해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대표가 직접 밝혀야 한다”며 “이를 가장 먼저 언급한 민주당이 이제와서 시기상조라고 하는 것은 민생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민주당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대표 범죄혐의에 대한 방탄을 위해 헌정위기를 조장하고 사법시스템을 난도질하는 폭력적인 정치행태 중단”하라고도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도 화성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 기초의원 연수에 참석해 “이제 우리의 변화와 쇄신을 기대하는 분이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우리는 수도권에서 사랑받지 못하면 정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상황을 만들지 말고 우리가 주체가 되자는 것”이라며 “내가 앞장서보려고 한다”고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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