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까지 통제’...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노리는 巨野

박지영 기자 2024. 10. 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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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0년 만에 국회 선진화법 폐기를 추진한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최근 세법과 예산 심의 절차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해서 나온 게 부수법안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이 제도를 폐지해야 국회에서 세법 개정에 대한 협상권과 비토권이 형성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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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0년 만에 국회 선진화법 폐기를 추진한다. 입법부 권한인 예산심의권을 대폭 키워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예산안 자동부의 폐지 법안(국회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데, 여야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또다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지붕 위로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 여러 개가 관측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 정태호 민주당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허영 민주당 의원은 30일 ‘경제위기 방관하고, 재정위기 부추기는 윤석열 정부 예산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는 ‘국회의 예산 결정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예산안 및 부수법안을 자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표를 맡은 강병구 인하대학교 교수는 내년도 정부예산안 총괄 평가에서 “재정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행정부에 편향된 예산편성 권한을 개편해 정치적 책임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국회의 예산 결정 권한을 강화하고 예산편성과 관련된 주요 논의와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공개해 예산편성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도 토론에서 국회법에 빠른 예산안 통과를 위해 예산안과 세법을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하는 제도가 있는 것에 대해 “여야가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합의가 되지 않으면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은 정부안 그대로 본회의에 부의된다”며 “국회의장이 바로 상정할 수 있게끔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협상력이 높아진다. 정부와 기획재정부가 이를 믿고 11월에 진행되는 예산 심사 등에 소극적이 된다”며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최근 세법과 예산 심의 절차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해서 나온 게 부수법안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이 제도를 폐지해야 국회에서 세법 개정에 대한 협상권과 비토권이 형성된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 운영위 소위에서 부수법안과 예산안의 자동적인 부의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소위를 통과했다”며 “11월 중에 본회의에서 최대한 처리해보자는 발상이 민주당 내에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에서 예산안 자동부의 폐지 법안(국회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국회법의 예산안 및 부수법안 자동부의 조항은 국회가 예산 심사 기한인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정부 원안과 세입 부수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근 소위에서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은 현행 제도를 폐지하고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해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예산안 및 부수법안을 자동부의 하는 제도는 지난 2014년 국회선진화법에 포함된 내용이다. 국회선진화법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기 전까지는 예산안이 해를 넘겨 확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데드라인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처리 시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에 예산안 및 부수법안 자동부의 조항이 포함된 이후부터 법정 기한(12월 2일)은 지키지 못하더라도 정기국회 회기 내에는 내년도 예산안 작업을 끝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안 자동부의 폐지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조선비즈에 “국민의힘 측에서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했다”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채 연구위원도 이날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 전망하며 국회운영권까지 대통령이 간섭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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