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핫 플] "트레킹 마니아 모여라"··· 하늘 길 걷는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유정우 선임기자 2024. 10. 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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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비둘기낭 폭포' 주차장에서 트레킹 마니아들이 일행들을 기다리기 위해 집결해 있다 / 사진┃STN뉴스 DB.
자연 체험단이 포천 비둘기낭 폭포에서 지질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폭포 아래로 내려가는건 사전 예약제다. / 사진┃이의석 기사.
포천 비둘기낭 폭포 전경/ 사진┃이의석 기자 sports@stnsports.co.kr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4코스 멍우리길/ 사진┃포천시 제공.
포천 세계지질공원내 조성된 한탄강 가든 페스타 전경/ 사진┃이의석 기자 sports@stnsports.co.kr
비둘기낭 캠핑장 인근에서는 크고 작은 배낭을 맨 체류형 레저 마니아들이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사진┃STN뉴스 DB.
트레킹 마니아들이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비둘기낭 폭포 주차장에서 일행을 기다리기 위해 집결해 있다./ 사진┃STN뉴스 DB.

[STN뉴스] 유정우 선임기자 =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6일 경기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포천 비둘기낭 폭포 주차장. 엇비슷한 크기의 배낭을 맨 사람들끼리 무리를 지어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세히보니 작은 배낭은 트레킹, 맨 몸 캠핑족은 큰 배낭이다. 제각각 모인 것으로 보이는 여러 팀들 사이에서 "해 지기 전까지 일정이 빡빡하니 빨리~ 빨리요"란 외침이 들렸다.

현장에서 만난 A씨(여·서울 거주)는 "벌써부터 설레이네요. 오전에는 추억의 가을 정취를 사진으로 남기고 오후엔 주상절리길과 명성산 트레킹 할겁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우연한 기회에 가족여행으로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알게 됐다는 그는 주중에 트레킹 동호회원 20여명과 함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코스를 짜고 '맛 집' 등을 찾아보고 방문하게 됐다고 전했다.

주말 비둘기낭 폭포 캠핑장 인근에서는 크고 작은 배낭을 맨 체류형 레저 마니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사진┃STN뉴스 DB.

트레킹은 전문적인 등산 기술이나 지식 없이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연 친화형 레저 활동이다. 단순한 등산만이 목적은 아니다. 삼삼오오 군집의 팀을 이뤄 산과 자연의 풍광을 즐기기 위해 산에 오르는 사람(트레커)을 말한다. 일반 산악회 못지 않게 조직력은 끈끈하지만 마니아형 여가 활동이어서 씀씀이가 2~3배 커 베뉴(활동지) 입장에선 귀한 손님이다.

이들이 모인 포천 비둘기낭 폭포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포함된 현무암 침식 협곡이다. 주변의 지형이 움푹 들어간 주머니 형태를 띄고 있는데 예전에 이곳에 비둘기들이 많이 서식해 '비둘기낭' 폭포라고 불린다. 지질학적으로 하식동굴, 협곡 등 하천에 의한 침식지형이란 희귀성으로 많은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움과 비경을 전하며 국가자연유산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드라마 추노와 선덕여왕, 무사, 늑대소년 등 인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명성이 높다.

국가자연유산 포천 비둘기낭 폭포 전경/ 사진┃STN뉴스 DB.

트레킹과 레저 마니아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반경 2~30분 거리에 천혜의 자연과 어우러진 친환경 여가 코스가 즐비하다는 점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산정호수, 불무산, 은장산, 고남산 등에서 트레킹은 물론이고 비둘기낭폭포와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 구라이골, 화적연 등 한탄강8경을 효율적으로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최근 폭포 인근에 개장한 국내 최장거리(410m) 'Y자형 출렁다리'는 개장 한달 여 만에 3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탄강 수면에서 30m 높이에 설치된 다리 위에서는 25만여년 전 철원 위 북쪽에서 흘러온 엄청난 양의 용암이 흘러 두텁게 쌓여 굳으면서 만들어진 현무암 협곡과 기암괴석 등 한탄강의 수직 절벽 등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국내 최장 길이 포천 Y자형 출렁다리/ 사진┃포천시 제공.

주상절리길을 걷는 당일 코스도 대표적 '팟 플'이다.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은 계곡이 좁고 깊어 경치도 빼어나고 지질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인근 트레킹 코스를 이용하면 절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구간의 길이 약 1.5km인데, 폭이 좁은 곳은 25m에서 넓은 곳은 40m 수준에 달한다. 협곡의 높이는 약 30m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늘 길을 걷는 느낌이다.

오토 캠핑이나 '맨 몸' 캠핑을 활용한 1박 코스도 인기 높다. 도착 첫 날 비둘기낭폭포와 세계지질공원, Y자형 출렁다리, 멍우리 협곡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 뒤 비둘기낭 캠핑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이튿날 오전 화적연으로 이동해 하늘다리까지 이어지는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4코스(멍우리길)에서 트레킹을 즐기면 된다. 10km 길이에 4~5시간 소요된다.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4코스 멍우리길/ 사진┃포천시 제공.

레저 마니아 유입을 위한 자체적인 노력도 돋보인다. 최근 포천시산악연맹은 '제4회 포천시 한탄강 국내 최장·최고 Y자형 출렁다리 트래킹 걷기대회'를 열었다. 포천시 양북면 대회산리에 위치한 국내 최장 Y자형 출렁다리에서부터 총 3km 길이의 특별코스에서 진행된 이 대회에는 선착순 40팀을 비롯해 전국에서 약 2000명의 트레킹 마니아들이 출전했다.

레저 뿐만아니다. 최근 포천시엔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활력이 넘친다. 30일 막을 내린 포천 한탄강 가든페스타에는 한 달여 기간 동안 30만명 이상 내방객이 찾아와 행사장은 물론 포천시 유명 관광지 일대가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는 전년 대비 600% 증가한 수치로 고속도로(구리-포천) 개통과 자연 친화적 관광 콘텐츠가 널리 알려진 결과란 평가다.

포천 세계지질공원내 조성된 '한탄강 가든페스타 축제장' 일부 전경/ 사진┃STN뉴스 DB.

백영현 포천시장은 "포천이 수도권에서 4~50분으로 접근성이 좋아진데다 관광 명소와 체류형 레저 활동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포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내년에 새롭게 개장 예정인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등을 실버층 특화 레저스포츠 시설 등을 활용해 수도권 시니어 여가활동 증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관광 콘텐츠의 다각화를 위해 지역민들과 함께 예를 들어 한 '겨울 포천'을 상징할 수 있는 새 콘텐츠 개발 등에도 힘쓰겠다"며 "더불어 최근 산정호수와 명성산 인근 숲 길이 수도권 어르신과 가족 단위 내방객들 사이에서 치유형 힐링 산책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자연 친화적 관광 코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STN뉴스(포천)= 유정우 선임기자 toyou@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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