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 독살설 배후엔 영조 비운의 형제 갈등 무대에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4. 10. 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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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과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景宗)은 정말 동생 영조에게 독살당했을까? 경종은 불과 4년이라는 짧은 재위 기간만 남기고 젊은 나이에 요절해 역사적 인지도가 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창작 사극 뮤지컬 '경종수정실록'은 경종을 잘 알아도, 혹은 몰라도 숨죽이며 공연에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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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뮤지컬 '경종수정실록'
11월 10일까지 티오엠 1관서
연잉군을 맡은 배우 박준휘(왼쪽)와 경종 역할의 배우 박규원이 열연하고 있다.

숙종과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景宗)은 정말 동생 영조에게 독살당했을까? 경종은 불과 4년이라는 짧은 재위 기간만 남기고 젊은 나이에 요절해 역사적 인지도가 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창작 사극 뮤지컬 '경종수정실록'은 경종을 잘 알아도, 혹은 몰라도 숨죽이며 공연에 몰입할 수 있다. 조선시대 18세기 초, 경종 2년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숙종과 장희빈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왕위를 지키고 있는 조선의 20대 임금 경종과 흔들리는 왕권의 혼란을 틈 타 왕위를 위협하는 동생 연잉군,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기록하는 사관인 홍수찬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2019년과 2021년 흥행에 성공하면서 사극 열풍을 일으켰던 이 작품이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경종수정실록'의 가장 큰 매력은 시종일관 극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점이다. 첫 장면부터 경종과 검객 간의 칼싸움으로 시작한다. 천둥 번개가 내려치는 듯한 피아노 소리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막과 막 사이에도 흘러나오는 첼로와 피아노, 기타로 구성된 3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관객은 인터미션 없는 110분 동안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경종수정실록'은 오직 배우 3명의 힘으로 이끌어간다. 3명을 둘러싼 개인적이고 역사적인 갈등에 극적인 감정이 오고 간다. 노론과 소론, 그리고 왕권 간의 당쟁이 격화된 시기인 데다 왕손의 얽히고설킨 운명적 갈등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경종은 숙종과 장희빈의 아들로 노론 때문에 어머니를 잃었다. 연잉군은 이복동생이지만 노론 덕분에 왕세자 자리에 올랐다. 형제지만 왕과 왕세자이므로 왕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정치적 갈등을 빚는다. 사관인 홍수찬은 형제와 어릴 적부터 친구이지만 형제의 아버지 숙종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다.

경종의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경종의 병환인 기면증 또는 졸음증 때문에 극적인 상상의 장면이 종종 나온다. 꿈에서는 과거와 현실, 미래 구분이 없고, 생과 죽음 경계가 흐릿하다. 나중에는 관객들도 꿈과 현실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

3인이 제각각 가진 상처와 콤플렉스는 극적 긴장감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한다.

오는 11월 10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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