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우크라에 155㎜ 포탄 직접 지원 검토 안 해"
"북한 최선희 외무상, 러 방문…대응 방향 논의"
"단계적 대응…무기 지원 논의하더라도 1차는 방어용 무기"
"북한군 활동 정황 분석 위한 모니터링팀 보낼 필요"
"국방부 탄약관리관, 나토 출장 간 적 없다"
대통령실은 30일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규모를 최소 1만1천 명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 중 3천 명 이상은 이미 러시아 서부 교전 지역 가까이 이동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무기 지원은 아직 논의되지 않은 가운데, 협의하더라도 1차적으론 '방어용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북한군 활동을 분석하기 위한 모니터링팀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와 우방국 정보당국은 이미 실행된 북한군 파병 규모를 최소 1만1천 명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으면서, 그 중 3천 명 이상은 이미 러시아 서부 교전 지역 가까이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서부 지역에서 몇 군데로 나눠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전방에 우크라이나가 점하고 있는 쿠르스크로 보낼 수도 있고 일부는 도네츠크를 비롯한 남부 지역으로 보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 소수가 이미 우크라이나 안으로 진입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선 "공식적으로는 확인할 정보가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북한군은 러시아의 무기 체계를 사용하면서 러시아군 체제로 편입된 위장 파병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의사소통 문제 등 여러 장애 요인으로, 실제 전투에 언제 참여할지에 대해 정부는 계속 관찰 중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북 내부적으로는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장교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파병 군인 가족들에겐 훈련 갔다고 거짓말로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나 전방 부대 군인들이 강제 차출에 대해 우려하면서 여러가지 입소문이 퍼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의 '북한군 파병' 발표 이후 러북 간에는 지난 23~24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현재 러시아에 방문해 있는 등 긴급히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과 우크라이나, 캐나다 정상과 통화하는 등 정보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은 북한군 활동의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정하기 보다 '단계적 대응 방안'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단계적 대응…우크라에 155㎜ 포탄 직접 지원 검토 안해"
이 고위 관계자는 "레드라인이 뚫리면 그 다음 방책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침착한, 절제된, 원칙에 입각한 단계적 대응 방안을 말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의해 우크라이나 측에 재건 지원을 충분히 해왔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선 "앞으로 설사 무기 지원 얘기가 논의가 된다고 해도 1차적으로는 방어무기 지원을 얘기하는게 상식적"이라며 "지금은 아무런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요청에 따라 155㎜ 포탄 지원을 검토한다는 보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포탄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155㎜ 포탄을 직접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틀린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다음 주 미국 대선 결과 등 변수에 대해선 "누가 차기 미 행정부의 수장으로 선출되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분명히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단계에 와있다"며 "특히 불법적 침공이면서 자유 세계가 앞으로 국제 규범에 입각한 세계 질서를 어떻게 보듬어 나가면서 안정적으로 예측가능한 평화 구축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세계 평화에 책임있는 기여를 하기 위해 미국의 뜻도 중요하지만 명분과 우리에게 필요한 국익도 우리에게 더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가 상황을 관찰하면서 단계적으로 취하고 있는, 준비하고 있는 조치들이 틀리다고 보이지 않는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북한군이 러시아군 체제에 편입돼 불법적인 파병 활동을 벌이고 있고, 이는 과거 베트남전에 당당하게 대한민국 군복을 입고 참전해 명분 있게 싸웠던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수 있는 군사 기술적 대가나 민간 기술 등을 차치하더라도 현지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현대전 전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직접적 군사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로선 우크라이나라는 우방국에서 북한군 활동 전황을 살피고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다"며 전황 분석팀이라 부르든, 모니터링팀이라 부르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북한군 활동, 전황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팀을 미리 만들어 보낼 준비는 할 필요는 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정부 탄약관이 나토로 출장을 갔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국방부 탄약관리관이 나토 출장을 간적은 없다"며 "10여명의 설명관에는 정책정보전략담당하는 정보기관 국방부 소속 요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후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에 대해선 "핵실험은 비교적 준비 시간이 짧아 언제라도 결행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선 "준비 시간이 어느 정도는 걸리지만, 그것도 역시 가속화해서 실행할 수 있다"며 "최근에 그런 동향이 몇 번 관찰됐으나 중간 중간 끊기고 멈추고는 했다. 현재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응 논의를 위한 우크라이나 특사 파견은 이번 주부터 논의할 전망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에서 특사를 지정하고, 우리나라에 와서 이야기할 플랜을 짜는 데는 하루, 이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측의 '단계적 조치'의 결정적 기준에 대해 " 북한군이 참여한 우크라이나 전투 개시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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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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