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또 승소···법원 “일본제철, 총 1억원 배상해야”
일본 전범기업 일본제철이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또 나왔다.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이후 법원은 연달아 피해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김민정 판사는 30일 강제동원 피해자 A씨의 유족 9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본제철은 유족에게 총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유족은 “A씨가 1945년 일본제철에 연행돼 부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강제노동을 했다”며 2019년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 판사는 “A씨에 대한 행위는 일본 정부의 불법 식민지배와 직결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런 불법행위로 인해 A씨가 극심한 고통을 입었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는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쟁점이었다.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소멸한다. 일본제철은 유족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시점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시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일본제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법원에서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소멸시효 기준일이 2018년 10월30일이라고 판시한 뒤 이를 기준으로 소멸시효 기준일을 판단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법적 구제가 가능해진 2018년 10월30일을 기준으로 3년 안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된다는 취지다. 앞서 법원은 또 다른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2명의 유족 10명이 낸 소송에서도 같은 이유로 지난 7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이상희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제철은 모든 소송에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6개월 이후 제기했는데, 오늘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재판부는 청구 금액을 그대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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