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부터 AI까지…獨 모회사 홀린 배민 '미래 기술' 다 모였다
배민 CTO "韓서 급성장, 다음 단계인 '글로벌'로 넘어가야"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에서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든 프로덕트(기술)를 딜리버리히어로가 보유한 전 세계 여러 브랜드와 함께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송재하 배민 CTO)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 미래'를 완성할 미래 기술을 대중에 공개했다.
배민은 전 세계를 무대로 배달 플랫폼 등을 서비스하는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를 아군 삼아 자사 '배달 기술'을 글로벌에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우아한테크콘퍼런스2024’(우아콘)를 개최했다.
우아콘은 우아한형제들이 IT 생태계 발전을 위해 쌓아온 기술 성과와 지식을 공유하는 기술 교류 행사다. 올해는 '한 번의 배달을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들'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30여 개의 발표 세션이 마련됐다. 우아한형제들 직원이 직접 연사로 나서 백엔드, AI, ML 프런트앤드, 모바일 앱, 로봇, 디자인 등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배민 "한국에서 급성장…이제는 다음 단계로 '글로벌' 나가야"
송재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오프닝노트에서 콘퍼런스 주요 화두로 △글로벌과 △배달로봇 두 가지를 제시했다.
송 CTO는 "'글로벌 진출'은 기술 기업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주제다. 우아한형제들은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아래 이렇게 수많은 브랜드와 함께하기 때문에 '글로벌'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라며 "지금까지 사업적으로 그리고 또 기술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에서 배달의 민족 단 하나의 브랜드로 급격하게 성장을 이뤄왔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든 프로덕트를 전 세계의 여러 브랜드들과 함께 쓸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또 열렸고 우리의 인재와 역량이 글로벌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길도 생겼다"라며 "또 개인적으로 여전히 로봇 배달이 배달의 미래에, 점주, 고객, 라이더에게도, 부담과 걱정을 대폭 줄여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에서도 참석해 우아한형제들의 기술적 전문성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이들이 개발한 기술이 '미래 기술'의 초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벤자민 만 딜리버리히어로 CTO는 "우아한형제들의 인재들은 기술적 전문성과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접근 방식을 가져와 우리 글로벌 서비스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라며 "우아한형제들이 개척한 기술들이 현재 딜리버리히어로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앞으로도 우아한형제들이 우리 미래 기술이 초석이 돼 새로운 해결책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배민, 기술 수출 성과…'獨 모회사' DH에 '만다오·버즈' 수출
한동훈 우아한형제들 데이터사이언스그룹 기술이사는 우아한형제들의 실제 기술 수출 사례로 자체 개발한 '만다오'(Mandao)와 '버즈'(BUDS)를 소개했다.
한 이사에 따르면 만다오는 ‘만들어다오’의 줄임말로 앱에서 진행하는 마케팅 프로모션 페이지를 클릭만으로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웹 에디터 프로그램이다.
쿠폰 적용, 이미지 업로드, 서버 배포 등의 마케팅 프로모션 개발의 전 과정을 하나로 통합해 작업자가 보다 쉽고 직관적인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다오는 현재 푸도라, 예멕세페티, 푸드판다 등 유럽, 아시아 지역의 DH 배달 플랫폼 서비스에서 활용되고 있다.
버즈는 특정 조건을 가진 고객을 타겟팅(Targeting) 할 수 있는 마케팅 툴이다. ‘배민 유저 데이터 시스템’(Baemin User Data System)의 약자다.
버즈는 고객 특성과 선호도를 반영해 맞춤형 메시지와 경험을 제공한다. 가령 버즈에 서울, 치킨 등의 항목 값을 입력하면 '서울에 거주하면서 특정 기간 내 치킨을 주문한 고객'을 찾아 그 숫자와 분포를 도출해 준다.
버즈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해 온 고객 데이터 플랫폼과 융합돼 ‘세그멘툼’(Segmentum)이라는 글로벌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재탄생해 DH 산하 배달앱에서 타겟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 이사는 "(DH) 그룹 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의 노력들을 한 군데로 모으고 이러한 기술 스펙을 만들기 위해서 (역량을) 모으고 있다"라며 "특히 글로벌 ML(머신러닝) 플랫폼, 글로벌 피처 스토어 등의 프로덕트들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가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해 공헌하는 이러한 일들을 앞으로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협력의 기회, 글로벌 공헌의 기회는 많이 열려있다"고 했다.
'배달 장애 감지 서비스 세션' 등 인기…세션장 앞 '웨이팅 행렬'
우아한형제들 직원이 직접 연사로 나선 백엔드, AI, ML 프런트앤드, 모바일 앱, 로봇, 디자인 등의 세션도 참석자들의 호응을 샀다.
올해 우아콘에는 1만 5000여 명이 사전 등록을 신청했으며 이중 선정된 1500여 명이 관람객으로 현장을 찾았다.
특히 한달에 200억 건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우아한 데이터 허브, AI 데이터 분석가 '물어보새',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를 위한 머신러닝, 위치 인식 동작 계획 기술, 배달 서비스 장애 감지 및 차단 시스템, 배민 API Gateway 등이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인기 세션이 열리는 연회장 앞에는 시작 수십분 전부터 입장 대기열이 생기기도 했다. 세션 발표자와 직접 대화를 하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 '네크워킹 라운지'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복잡한 비즈니스에서 중복 개발을 줄이기 위한 모듈 페더레이션 플랫폼(Module Federation Platform) 구축' 세션을 맡은 마광휘 웹프런트엔드 개발자는 "시니어 (개발자)분들을 대상으로 삼고 발표를 준비했으나 현장에 와보니 청중이 (준비생, 학생 등) 다양해서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쪽으로 발표를 바꿔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네트워킹 라운지에서는 어떤 질문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는 강의(세션)을 바탕으로 본인의 (개발) 환경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이외에도 발표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업무를 하시면서 맞닥뜨리는 특수한 케이스(상황)에 대해서 어떠한 해법이 있는지, 어떻게 보는지를 묻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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