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에 마약 파묻던 20대… 조기축구회 동호인 신고로 검거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 마약을 파묻은 20대 운반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당일 아침 집을 나서던 조기축구회 동호인이 이를 수상쩍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0대 후반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20대 A씨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마약을 묻고 있는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A씨는 지난 26일 오전 7시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 모종삽을 이용해 액상 대마 카트리지 2개를 묻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기축구를 위해 집을 나서던 B씨가 이를 목격하고 “화단에 누가 뭔가를 묻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아파트 단지를 수색하다 화단 근처를 배회하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의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체포 당시 동공이 풀린 채로 말을 잘하지 못하는 등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여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일명 ‘묻드랍’ 마약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을 소분해서 아파트 내 소화전 등에 숨기는 ‘던지기’ 거래처럼, 묻드랍은 마약을 땅속에 묻은 뒤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최초로 발견된 카트리지 2개 외에도 땅에 묻힌 액상 대마 카트리지 12개를 추가로 회수했다”고 밝혔다. 또 최초 신고자인 B씨에게 신고 보상금 지급과 감사장 수여를 검토 중이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