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나도 카메라 앞에선 참아요”···KBL, 10개 구단 사령탑에게 비속어 주의 당부
프로농구 감독들이 앞으로 ‘입조심’을 해야 하게 생겼다. 경기 중 아무리 화가 나도 카메라 앞에서만은 감정을 누르고 정제된 표현을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농구연맹(KBL)이 최근 10개 구단에 보낸 공문을 통해 비속어 사용에 대해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중계방송 마이크로 노출돼 논란이 된 사령탑들의 욕설 때문이다.
원주 DB 김주성 감독은 지난 2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중 타임아웃 때 작전을 지시하다 특정 선수를 상대로 욕설을 했다. 앞서 부산 KCC 전창진 감독도 21일 창원 LG전에서 타임아웃 때 비속어를 썼다. 선수가 아닌 제3자를 향한 것이었지만 중계 마이크를 통해 명확하게 들리고 말았다.
농구는 몸으로 싸우는 스포츠다. 가장 거친 종목 중 하나라 비속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너그러운 종목이다. 경기가 격해질 때면 코트 위에서 욕설이 쏟아지는 것도 다반사다. 몸싸움이 없는 스포츠의 경우도, ‘배구 여제’ 김연경은 종종 욕설을 하지만 ‘식빵언니’로 불리며 오히려 인기 요소로 작용했다. 스포츠에서는 욕설을 하는 행위가 악의적인 감정을 담았다기보다는 일종의 분출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감독들에게는 작전 타임이 가장 격한 시간이다. 프로농구에서는 이 작전타임을 중계방송사가 음성까지 생중계한다.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대화가 고스란히 노출되지만 감독들은 몰입하다보면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사례로 여론의 지탄이 쏟아지자 KBL은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욕을 할 때마다 벌금 등 징계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기준을 어디다 둬야 할지도 애매해 실질적으로 제재할 근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은 욕설이 TV 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돼서는 안 된야 한다는 취지로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KBL이 이같은 조치를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8년 말, TV 중계를 의식해 경기 중 욕설을 하는 입 모양이 화면에 잡히는 선수는 2009년 1월부터 징계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기준에 대해 구단들의 불만과 함께 엄청난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 3월에 서장훈(당시 전자랜드)이 첫 징계 사례가 돼 벌금 50만원을 냈다. 10여년 전 시도했다가 어느샌가 유야무야 사라진 ‘중계 욕설 금지령’을 KBL은 다시 시도하는 상황이다.
KBL은 정장이나 한복만 허용되던 감독·코치의 복장 규정도 2021년부터 정장 또는 통일된 의류(카라 티셔츠 등)로 바꿔 감독들의 복장 규제를 풀었다. 그러나 감독들의 입은 다시 단속 대상이 됐다. 당분간은 감독들이 카메라 앞에서는 입 조심을 해야 하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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