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2.5조 승부수 건 최윤범…금융당국 제동 '변수'

김성진 2024. 10. 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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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승부수를 던지면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초접전 구도로 만들었다.

유증 결과에 따라 최 회장 측(우호 지분 포함)이 MBK·영풍 연합의 지분율을 소폭 넘어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지난 29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했는데, 최 회장 측이 지분율에서 앞설 경우 주총 개최를 연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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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측 33.07% Vs MBK 33.05%…접전
자사주 1.4%, 우리 사주에 넘길 땐 격차 커져
최윤범 측, MBK의 임시주총 카드 받을 듯
국민연금, 누구 손?…캐스팅보트 표심 관건
금융당국, 31일 긴급 브리핑…변수될 수도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승부수를 던지면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초접전 구도로 만들었다. 유증 결과에 따라 최 회장 측(우호 지분 포함)이 MBK·영풍 연합의 지분율을 소폭 넘어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이번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의 이번 유증 계획에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우리사주조합 물량 배정이다. 고려아연은 우리사주조합에 총 신주발행 물량의 20%를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이는 유증 후 지분율로 따지면 3.07%(기존 2807주 포함)로 만약 우리사주조합이 20%를 모두 청약한다면 고려아연은 MBK·영풍 연합과의 지분 경쟁에서 소폭이지만 우위에 서게 된다.

현재 최 회장 측(우호세력 포함)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35.4%다. 유상증자 후 지분율 희석과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 등을 감안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3.07%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현재 38.47% 지분을 보유한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가 끝나면 지분율이 32.59%까지 떨어진다.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유증에 참여하더라도 최종 지분율은 33.05%에 그칠 것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 측 지분율 33.07%에 0.02%포인트 뒤처지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 특별관계자 포함 총 모집주식수의 3%인 11만1979주 내에서만 배정할 방침”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MBK·영풍이 다른 우호세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공개매수에는 3%밖에 참여할 수가 없는 구조다.

왼쪽부터 강성두 (주)영풍 사장,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사진=뉴스1)
당초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기존 보유한 자사주 중 1.4%의 의결권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리사주조합 등에 처분할 경우 다시 의결권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다루지 않았지만, 만약 추후에라도 1.4%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에 처분할 경우 양측의 지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 측이 지분율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임시 주총이 예상보다 빨리 열릴 거란 전망도 나온다. MBK·영풍은 지난 29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했는데, 최 회장 측이 지분율에서 앞설 경우 주총 개최를 연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사외이사 1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새롭게 선임하는 것과 집행임원제 도입 안건을 올렸다.

금융당국이 이번 유증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변수다. 금융당국은 고려아연 사태와 관련해 오는 31일 긴급 브리핑을 개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에 유증 관련 정정신고서 제출 등 요구를 통해 제동을 걸 거란 관측도 나온다. 고려아연 주가가 유증 소식과 함께 곤두박질치며 하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증 납입액이 67만원에 불과한 것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금감원은 긴급 브리핑에서 이 유증 가격 산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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