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주요 의제 된 '가상자산'…"달러 입지 유지에 비트코인 활용"

박현영 기자 2024. 10. 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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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2024] 이미선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장
가상자산 활용한 '폴리마켓', 미 대선 예측 시장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
이미선 해시드오픈리서치 팀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4 뉴스1 투자포럼(NIF2024)'에서 강연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미국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 보유고가 역사적으로 국가 재정의 초석이었듯, 21세기에는 비트코인을 통해 이러한 가치가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선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4 뉴스1 투자포럼(NIF2024)'에서 미국 대선에서 가상자산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 배경을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폴리마켓, 미 대선 예측 시장 강자로 부상

이 팀장은 이날 '미 대선과 크립토(가상자산)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우선 이 팀장은 비트코인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하나의 자산으로 입지를 굳혀 가면서 미 대선에서도 가상자산이 주요 의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는 우선 '폴리마켓'을 들었다. 폴리마켓은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 플랫폼으로, 이번 미 대선 예측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폴리마켓에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선 스테이블코인 USDC를 매수해야 한다. 이 USDC를 폴리마켓으로 이체하고, 투표하고 싶은 후보의 포지션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현재 폴리마켓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률이 66%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이 때 '트럼프 승리' 포지션에 진입하려면 0.66센트 상당 USDC로 트럼프 승리 포지션 1주를 매입하면 된다. 이후 대선 당일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해당 포지션 가격이 1센트가 되며, 사전에 포지션을 매입해둔 이용자는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 팀장은 "폴리마켓은 대선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면서 기존 여론조사 기관에 비해 훨씬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예측 플랫폼이 미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폴리마켓과 기존 설문조사 기관과의 차이점이 있다. 폴리마켓은 자신이 투표할 후보가 누군지 답하는 게 아니라, 대중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방식이다"라며 "대중의 선택에 '나의 돈'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선 예측 시장의 새로운 강자가 됐다는 설명이다.

"공화당도 민주당도 '크립토' 무시 못해"

미국에서 가상자산 투자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이 미 대선의 주요 의제가 된 배경이 됐다.

미국 가상자산 투자 회사인 패러다임사가 지난 2024년 3, 6, 7월 유권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등록 유권자가 19%가 가상자산 투자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조사 기준 민주당은 민주당원의 18%가 가상자산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헀으며, 공화당원은 6월 조사 기준 민주당보다 훨씬 많은 28%가 투자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 팀장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가상자산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권자의 5분의 1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만큼, 미국 의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현재 미국 의원들이 발행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 54개를 전수조사했다. 이 중 이 팀장은 하원에서 통과된 'FIT 21' 법안에 주목했다. 해당 법안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을 감독하는 방식을 명확히 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 팀장은 "그동안 SEC(증권거래위원회)가 가상자산 업체에 소송을 걸었던 이유가 하위테스트에 의해 특정 가상자산이 증권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라며 "FIT 21 법안이 통과되면 SEC는 '분산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가상자산만 규제하고, 나머지는 CFTC가 규제하게 되므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비트코인 '전략자산화'까지 검토

아울러 이 팀장은 가상자산이 미 대선의 주요 의제가 된 또 다른 배경으로 트럼프 후보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화'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들었다.

이 팀장은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매입하고 있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미국 스스로가 비트코인을 매입한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이 달러의 입지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팀장은 "중국, 러시아 주축의 브릭스(BRICS) 국가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달러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미국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두는 방안까지 논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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