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지분확보 작전…'우리사주 우선배정'

최성준 2024. 10. 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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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공모 증자때 우리사주 20% 우선배정…일반청약자는 3% 제한
유상증자 후 최 회장 우호지분 36.08%…MBK-영풍보다 소폭 앞서
MBK "모든 법적 수단 강구"…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나설듯

고려아연이 30일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 카드를 통한 우호지분 추가 확보 전략도 깔려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가운데 20%를 자본시장법령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하기로 했는데, 계획대로 증자가 마무리되면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 비율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을 소폭 앞서게 되기 때문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 373만265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물량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사주(소각 예정)를 제외한 전체 발행주식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신주의 예상발행가액은 주당 67만원이다. 유상증자 결정 전날인 지난 29일을 기준으로 과거 제3거래일(10월 24일)부터 제5거래일(10월 22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95만6116원)에 할인율 30%를 적용해 산정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공개매수 이후 급격한 유통량 감소에 따른 주가 불안정 해소, 자금 조달을 통한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구조 안정화, 소액주주와 일반국민 등 다양한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지분은 더 늘어난다. 유상증자 방식을 보면 신주모집 주식수의 20%인 74만653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은 546주 밖에 없다. 이번 유상증자 후에는 74만7076주로 늘어난다.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 204만30주를 소각한 후 주식수는 1866만3253주로 줄어들고, 유상증자를 통해 373만2650주가 늘어나면 고려아연 총발행주식수는 2239만5903주가 된다.

고려아연 일반공모 유상증자 이후 지분구조 변화

이를 기준으로 증자 이후 지분구도를 살펴보면 우리사주조합이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지분율은 3.34%가 된다. 최윤범 회장 측의 우호지분은 기존 32.74%를 더해 총 36.08%가 된다. MBK-영풍 연합의 35.56%를 앞서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향후 고려아연이 11월 신탁계약이 만료되는 자사주를 임직원 상여금 등으로 일부 처분하는 계획까지 진행한다면, 지분 격차는 36.08%(최윤범 회장)대 35.56%로 0.52%포인트 차로 더 벌어질 수도 있다.

만약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더라도 최 회장 측 지분율에 못 미치게 된다. 고려아연이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자의 청약 수량 한도를 총 공모주식수의 3%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MBK-영풍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청약한도 만큼 추가 지분을 확보하면 36.06%가 된다. 이때는 최 회장이 보유한 36.08% 보다 미세하게 적은 수준이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불특정 다수의 청약자를 대상으로하는 만큼 시중 유통물량이 늘어난다는 점도 관건이다. 현재 6.68% 수준인 유통물량은 증자 이후 약 19%로 늘어난다. 그만큼 향후 주총 표 대결에서 일반 주주의 표심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이 나타난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기존 주주와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K는 조만간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신주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최 회장은 고금리 차입금으로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해 회사에 막대한 재무적 피해를 입혀 놓고 그 피해를 국민의 돈으로 메우려 하고 있다"라며 "공모가 67만원은 현시점의 예상가격일 뿐 12월 초 기준주가에서 30%를 할인한 금액이 공모가로 확정되는데 이때는 남은 주주들의 주주가치는 더 희석된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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