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의 100배’로 땅 넘긴 전 여수시 공무원, 뇌물 혐의 기소

광주지검 순천지청 뇌물 혐의 구속 기소

전남 여수시 도시재생사업 과정에서 건설업자에게 뇌물 2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전 여수시청 공무원이 구속 기소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3부(부장 김형걸)는 30일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전 여수시청 공무원 ㄱ(52)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ㄱ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 공여)로 건설업자 ㄴ(55)·ㄷ(57·여)씨도 구속 기소했다.

ㄱ씨는 2020년 1월 여수시청 도시재생사업 담당자로 재직하던 중 여수시 노후 주택 등 개량 수리 사업 시행과 관련해 ㄴ·ㄷ씨가 운영하는 건설업체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2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자신이 소유한 임야(공시지가 기준 270만원)를 건설업자가 운영하는 법인에 시세의 100배에 매도한 뒤, 정상적으로 매매 대금을 주고받은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2022년 6월 명예퇴직했다.

건설업자 ㄴ·ㄷ씨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도시재생사업 관련 공사를 수주해 여수시 등으로부터 약 14억원의 선급금을 받고도 ㄱ씨에게 뇌물을 주거나 아파트·외제차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일부 사업이 2년간 지체되는 등 지역 주민에게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직무감찰 과정서 이들의 혐의를 파악한 뒤 지난 1월 순천지청에 수사 의뢰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