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빛그린산단에 광주공장 부지 매입…용도변경으로 이전비 마련은 ‘글쎄’

금호타이어 전경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의 이전을 위한 부지 매입을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다만 1조원이 넘는 이전 비용을 기존 공장 부지의 용도 변경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위법 소지가 있어 실제 이전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호타이어는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 중인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 구역 내 50만㎡(15만1250평)를 1161억원에 5년에 걸쳐 매입하기로 하고 본 계약을 했다. 2021년 12월 광주공장 이전 부지 조성사업을 위한 협약과 함께 이행 보증금을 지급한 지 3년여 만이다.

1974년 광산구 소촌동 40만㎡ 부지에 들어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2019년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된 이후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이전을 추진해 왔다. 지역에서도 KTX송정역세권 활성화를 위해선 공장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일었다.

금호타이어는 최신 설비 도입 등을 포함한 이전비 마련을 위해서는 현재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줄 것을 광주시에 요구하고 있다. 현재 공장 용지가 상업용지로 변경되면 부지 가치가 크게 오르는데 여기서 얻는 시세 차익으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전 비용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용도 변경을 통한 이전비 마련은 사실상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행법상 용도변경이 가능한 부지는 ‘유휴 토지나 대규모 시설의 이전 부지’로 명시하고 있다. 상업용지로 변경할 경우 부지의 가치가 크게 상승해 특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광주시 역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용도변경이 공장폐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것이 아니며 입안권자의 재량이 일정 부분 반영될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을 들여 사전협상의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등기 소유권을 갖기 위해선 5년이 지나야 한다”며 “공장 건설과 관련된 인허가는 그다음 절차로 현재 단계에서 ‘용도변경’ 등 향후 계획을 밝히기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