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의 영웅?” 파울 타구 글러브서 빼낸 엇나간 팬심

LA 다저스 우익수 무키 베츠가 30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주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 뉴욕 양키스와 경기 1회 말 양키스 팬들의 방해를 받으며 파울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30일(한국 시각)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뉴욕양키스 팬이 파울 플라이를 잡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우익수의 글러브에서 공을 끄집어냈다가 퇴장 조치를 당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문제의 상황은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경기 1회 말 양키스 공격 때 벌어졌다. 선두타자 글레이버 토레스가 때린 공이 우측 파울라인 밖으로 벗어나 관중석 근처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다저스 외야수 무키 베츠는 이 타구를 쫓아가 펜스에 몸을 부딪히면서 점프해 공을 잡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이때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관중 2명이 포구한 베츠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한 남성은 베츠의 글러브를 양손으로 열어젖힌 뒤 공을 빼내 경기장 안으로 떨어뜨렸고, 또 다른 남성은 베츠가 이를 저지하려고 팔을 관중 쪽으로 뻗자 손목을 잡으며 막아섰다.

공은 파울지역으로 다시 떨어졌지만, 심판은 베츠가 제대로 포구한 것으로 판단해 아웃 판정을 내렸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타구나 송구에 관중의 방해가 있을 경우 방해와 동시에 즉시 볼데드(플레이 중단 상태)가 되며, 방해가 없었다면 어떤 상황이 됐을지 심판이 판단해 후속 조치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베츠의 수비를 방해한 팬 2명은 곧바로 퇴장 조처됐다.

엇나간 팬심이 경기 흐름을 바꿨을까. 시리즈 전적 0승 3패로 몰려 있던 양키스는 이날 경기에서도 1회초 선제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끌려다니다가 3회 말 앤서니 볼피의 만루 홈런으로 역전했다. 양키스는 결국 11대 4로 다저스를 누르고 시리즈 첫 승리를 챙겼다.

한 양키스 팬은 NYT와 인터뷰에서 “저는 그(포구를 방해한 관중)에게 양키스를 구해준 제 영웅이라고 말했다. 챔피언 결정전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베츠는 “우리는 경기에서 졌고, 그것이 제가 집중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두 팀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월드시리즈 5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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