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붐왔’ 우량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좋은 음악은 언젠가 인정받으니까” [DA:인터뷰]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2024. 10. 30. 15:11
[동아닷컴]
‘밴붐왔’ 우량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좋은 음악은 언젠가 인정받으니까” [DA:인터뷰]
서동요 같았던 ‘밴붐온(밴드 붐은 온다)’에서 진짜 ‘밴붐왔(밴드 붐은 왔다)’이다. JYP 1호 밴드 데이식스(DAY6)가 음원 차트를 무섭게 휩쓸고 있고, 인디 밴드 실리카겔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여기에 글로벌 레전드 밴드 오아시스(Oasis)가 15년 만에 재결합한 소식에 분위기가 더욱 달궈지고 있다.
이들의 배턴을 이어 받은 ‘거대 우량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예스24라이브홀에서 진행한 총 15회 규모의 콘서트 시리즈 ‘Closed ♭eta’(클로즈드 베타)는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오는 11월에는 공연장 규모를 2배 키운 올림픽홀 콘서트도 일찍이 완판됐다.
“올림픽홀에서 두 배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돼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쌓은 무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퍼포먼스와 수록곡을 준비 중이다(정수).”
“올림픽홀에서 첫 콘서트 ‘Xdinary Heroes Stage♭:Overture’를 열었을 때 자리를 지켜준 팬 분들이 오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오는 규모로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리를 지키면서 계속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팬 분들 덕분이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번 콘서트도 더 의미 있게, 기억에 남도록 즐겨볼 계획이다(건일).”
11월 콘서트를 앞두고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이달 14일 가을에 어울리는 신보 ‘LIVE and FALL’을 발표했다. 새 앨범은 현실에 다다른 청춘이 삶의 마디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감정과 순간들을 그렸다. 데뷔곡 ‘Happy Death Day’(해피 데스 데이)부터 매 앨범 곡 작업에 참여하며 작품마다 뚜렷한 개성을 드러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이번 앨범에도 다수의 곡 크레디트에 이름 올렸다. 멤버들은 새 앨범에 대해 “계절감과 잘 맞은 음악으로 기분 좋은 선선함을 남기고 싶다” “여운과 애절함이 돋보이는 앨범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다양한 시도의 결과물이 한 앨범에 담겼다. 공연이 특히 기대되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앨범명 ‘LIVE and FALL’은 ‘삶과 추락’으로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살면서 넘어질 수밖에 없고, 힘든 순간들이 꼭 한 번 찾아온다고 생각하는데 그 순간이 일어나는 순간, 우리의 앨범이 많은 힘이 되어드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기쁨은 배로, 힘듦은 덜어주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오드)”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이자 첫 록 발라드곡 ‘Night before the end’(나이트 비포 디 엔드)를 비롯해 디지털 싱글 시리즈 ‘Open ♭eta’를 통해 공개한 ‘Save me’(세이브 미), ‘소년만화’, ‘iNSTEAD! (Feat. YB 윤도현)’(인스테드), ‘LOVE and FEAR’(러브 앤드 피어), ‘FEELING NICE’(필링 나이스), ‘XYMPHONY’(심포니), ‘XH_WORLD_75’(엑스에이치_월드_세븐티파이브) 등 여섯 멤버가 다수의 곡 작업에 참여한 신곡들까지 총 8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Night before the end’는 하드록 장르를 앞세웠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보인 록 발라드곡. 외롭고 쓸쓸한 감정과 에너지 넘치는 보컬 대비가 인상적인 곡이다. 올해 4월 발표한 정규 앨범 ‘Troubleshooting(트러블슈팅)’의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와 같은 맥락에서 대중성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매 앨범 발라드곡을 한두 곡은 수록했는데 팬 분들이 좋아해주셨고 ‘Good enough(굿 이노프)’는 해외에서도 큰 반응이 있었다. 올해 초 ‘트러블슈팅’ 발매 후 가을 앨범은 발라드로 시도해 봐도 되겠다 싶었는데 운 좋게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엑디즈가 하는 발라드면 우리만의 매력을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보지 않은 시도이기도 하고 발라드에 애정도 크게 가지고 있으니까. 발라드로 타이틀을 내보는 신선한 시도가 우리 밴드의 방향성을 생각할 때 새로운 시도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건일).” 조금 더 대중적인 선택에 대해 리더 건일은 “대중성에 대해 고민한 시기가 있었다. 데뷔 초 앨범을 들어보면 대중성과 거리가 있고 매니악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앨범도 많이 냈다. ‘우리 음악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대중성도 고민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결론은 대중적이든 매니악하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음악을 하면서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족스러운 음악이라면 뭐든지 상관없다는 결론이 난 후에는 하고 싶은 곡을 쓰면서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드도 “매니악을 버린 게 아니라 수록곡에 남아 있다.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주연도 “곡 작업을 시작할 때 서로에게 ‘요즘 어떤 곡이 좋냐’ ‘어떤 것을 하면 재밌을까’고 질문을 던진다. 대중성이나 매니악을 따지기 보다는 우리가 요즘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어떤 음악으로 풀어낼 것인지 상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컴백과 공연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음악에 진심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겐 ‘곡 장독대’가 있다고. 데뷔 초부터 작업한 곡까지 100곡 정도가 ‘곡 장독대’에 저장돼 있다. 이들은 “작업하는 시기에 최대한 많은 곡을 만들어두고 숙성시킨다(?). 꺼내고 싶은 곡도, 발전시켜야 할 곡도 있다. 앨범을 발표할 때 맛있게 익은 곡, 앨범에 어울리는 곡을 내놓는다. 이번에는 타율이 높아서 선정이 빠르게 됐고 효율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JYP 밴드 선배 데이식스에 이어 K-밴드 차기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이들은 밴드 붐이 온 것에 대해 “우리 모두 밴드음악을 좋아하고 많은 분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건일은 “감사하게도 데이식스 형님들의 곡이 차트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고 뿌듯하더라. 밴드 붐이 왔다는 것을 체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밴드 음악이 듣게 돼 너무 좋고 다행이다”며 “우리도 언젠가는 선배들처럼 차트에 들어가서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가온 역시 “좋은 음악은 언젠가 인정을 받는구나 싶더라. 우리도 꾸준히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하다 보면 언젠가 역주행도 하고 많은 분들에게 인정을 받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전했다. 주연은 “우리 음악에 자신 있지만 대중들이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음악의 결이 다를 수도 있다. 음악에는 정답이 없고 듣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우리 음악을 돌아보면 역주행 할 만한 노래가 몇 곡이 있긴 한데 과연 그런 순간이 올지 걱정과 기대가 크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역주행을 기대하는 곡으로는 건일이 ‘PLUTO(플루토)’와 ‘꿈을 꾸는 소녀’ ‘어부바(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 등을 꼽았다.
데이식스가 ‘군백기(군대 공백기)’를 거쳐 데뷔 10년차에 꽃을 피운 것처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내일도 아무도 모르는 법. 어제의 기록을 오늘 깨고, 오늘의 커리어를 내일 뛰어넘을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음악이라는 건 정해진 틀도, 정답도 없다고 생각한다. 늘 우리끼리 다짐하는 건 ‘가장 우리가 즐겁게 할 수 있고, 내놓았을 때 만족하고 뿌듯할 음악을 하자’는 것이다. 이번 앨범을 보면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실험하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방향성이 생겼다(건일).” 다음 목표와 꿈의 공연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주연은 “국내 공연장은 ‘불꽃놀이‘’가 잘 어울리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해보고 싶다. 해외 공연장은 우리가 동경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연한 웸블리 스타디움을 꽉꽉 채우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더불어 가온은 “최종 목표를 오래 음악 하는 것이지만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고 싶다”고 원대한 꿈을 전하기도 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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