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장사' 논란에..금융위원장 "충분한 혁신했나" 쓴소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0.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5대 금융지주가 3분기까지 37조6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이자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와 비교하며 "혁신을 통한 이익이냐"고 쓴소리했다. 은행들의 지방 점포 폐쇄가 이어지자 우체국에서도 은행 대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고 했다. 은행권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는 실비용만 반영해 내년부터 절반 이하로 낮춘다.

김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높이는 식으로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삼성전자가 이익을 냈다고 하면 다들 칭찬 하는데 은행은 이익이 났다고 하면 뭐라고 한다"며 "제조업은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엄청나게 혁신을 하는데, 은행은 과연 혁신이 충분했는지 문제 의식을 던진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금리가 상승하면 구조적으로 이익이 많이 나고, 금리가 내려가면 이익이 주는 패턴이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고통 받고 있는데,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주는 것은 비판 받아야 한다. 은행권과 상생과 혁신을 이야기 하겠다"고 덧붙였다.

은행이 투입 비용 대비 높게 받고 있다고 지적된 중도상환수수료는 내년 1월부터 절반 가량 낮춘다. 김 위원장은 "실제 비용이 얼마인가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현 수준보다 대략 절반 정도는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2~1.4% 수준인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는 실비용만 받으면 0.6~0.7% 수준으로 낮아진다. 신용대출은 0.4% 내외로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대리업' 제도 개선도 속도를 낸다. 인구소멸 지역, 은행 점포 폐쇄 지역을 중심으로 우체국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금융접근성을 높이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대출을 위탁하는 것은 법률을 개정해야할 이슈인데 은행법을 고칠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할 건지, 조금더 빨리 대리업을 하기 위해 짚어야 할 것들을 판단할 것"이라며 "은행법 개정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전세대출 DSR은 실수요자 보호, 전세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상황을 감안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굉장히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언제 하겠다, 말겠다 정확히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기준을 다음달에 마련해 공개하고 연내 희망 사업자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예비인가 신청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적기시정조치 및 저축은행업권 구조조정 가능성에는 "법적 요건에 따라 대상이 될 수있는 기관이 조금 있는데 저축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며 "은행과 관계, 지역 금융기관과 어떻게 할지 업계의 고민이 많다. 그런 차원에서 저축은행을 대형화 할지, M&A(인수합병)를 통해 갈지 고민하고 검토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내 마련하라고 지시한 실손의료보험 개혁 관련해선 "실손보험의 범위와 한도 등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는데, 비급여 부문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시행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해선 "반쪽 출발이란 비판도 있지만 5일 만에 참여병원이 132개 추가됐고, 실손24 앱 가입자가 24만명 정도 된다"며 "의료계와 적극 소통하고 참여 병원을 국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