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앱에서 찾기 힘든 '미완의 밸류업'

이승연 2024. 10. 3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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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한달을 넘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증권가에서 표류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절반가량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어디에서도 밸류업지수 확인조차 할 수 없어서다.

30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13곳을 조사한 결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HTS와 MTS에서 모두 표출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IBK투자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 LS증권 등 7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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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화면이 비어있다. HTS 캡처

[파이낸셜뉴스] 도입 한달을 넘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증권가에서 표류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절반가량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어디에서도 밸류업지수 확인조차 할 수 없어서다. 종목선정 논란 여진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식은 영향이 커 보인다.

30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13곳을 조사한 결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HTS와 MTS에서 모두 표출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IBK투자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 LS증권 등 7곳에 불과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 NH투자증권은 HTS에서만, 신한투자증권은 MTS에서만 밸류업 지수를 볼 수 있다. 메리츠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HTS, MTS에서 모두 다루지 않고 있다.

밸류업 지수 항목이 있어도 세부 내용이 빠진 곳도 상당수다. 한 증권사의 HTS는 메뉴에 밸류업 지수가 있지만 구성종목 항목은 백지상태로 비워놨다. 일부 증권사의 MTS는 구성종목만 표출하는 등 밸류업지수 항목이 있어도 방식과 콘텐츠가 제각각이다.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 한국거래소의 관계자는 "회원사(증권사)들이 사용자 편의에 맞춰서 화면을 구성해야하기 때문에 거래소 입장에서 표출하라고 요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증권가에선 종목 선정 등에서 실망감이 일면서 밸류업 지수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굳이 HTS나, MTS에 띄울 필요가 있는지 의문"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기 전인 7~8월까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았다"라며 "그런데 지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밸류업지수 발표를 앞둔 지난달 12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한 토론회에서 "밸류업 지수를 국민연금기금 수익성 제고에 도움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국민연금도 뚜렷한 행보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관련 상품 상장과 지수 조정 등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4일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12종과 상장지수증권(ETN) 1종, 선물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종목 재선정에 무게가 실리면서 ETF 출시가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이에 맞춰 밸류업 지수 표출을 준비중이다. 유안타증권은 오는 11월 4일부터 밸류업 지수를 HTS와 MTS에서 띄우기로 했다.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MTS, HTS에 모두 표출하기 위한 보완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증권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준서 동국대학교 교수는 "관련 상품들이 밸류업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기 보다는 일부는 운용사가 직접 유망한 기업을 포함할 것"이라며 "ETF 사이에 성과 차이가 날 거고, 성과가 지수 편출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에 출시되는 밸류업 지수 추종 ETF 12종 중 3종은 액티브형(초과 수익형)이다.

구성종목 조정도 올해 12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거래소에선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12월 종목 변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성 종목이 세트로 내려와야 지수를 실질적으로 HTS 차트에 넣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실장도 "지수를 처음 구성할 때 '보안'에 신경을 써 시장과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오는 12월에 지수가 잘 개편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seung@fnnews.com 이승연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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