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 나선 고려아연, 기습 ‘유증’ 승부수…MBK, 법적대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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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이 중 20%를 우리사주로 배정하기로 했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을 감안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우호세력은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를 0.2%포인트가량 소폭 역전할 것으로 추정돼 반걸음 앞서가게 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된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로 배정된 20%의 물량을 지분율로 감안하면 3.3% 수준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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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이 중 20%를 우리사주로 배정하기로 했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을 감안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우호세력은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를 0.2%포인트가량 소폭 역전할 것으로 추정돼 반걸음 앞서가게 된다.
여기에 일반 청약 결과에 따라 우호세력이 다수 확보될 경우, 고려아연은 앞으로 이사회 구성의 관건이 될 표 대결에서 유지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이에 영풍·MBK는 이번 유상증자가 '배임'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해 경영권 분쟁은 여전히 안갯속을 이어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된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로 배정된 20%의 물량을 지분율로 감안하면 3.3%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하면 의결권 기준 최윤범 회장 측의 우호세력은 38.7%로 영풍·MBK 측(38.5%)을 소폭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폭이지만 박빙의 승부 속에서 고지를 역전하게 되는 셈이다.
고려아연은 나머지 80%는 일반 청약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이 아닌 만큼 기존 주주들도 참여할 수 있어 기존 우호세력을 포함한 백기사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규 백기사 외에 현대차·LG·한화 측의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은 이들 지분 청약에 대해 특별관계자를 포함해 3% 이상 넘지 못하도록 해, 새로 지분을 취득하는 주주의 경우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영풍 측도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지만 특수관계자로 묶인 경우 3%를 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는 고려아연 측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여러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아왔다. 하지만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증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사들인 물량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기습 승부수'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이전 자사주 매입 후 전량 소각을 결정하면서 개인투자들에게 환영을 받았고 주가도 급등했지만, 이날 대규모 유증을 결정하면서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가 우선인 만큼 대규모 유증을 결정하는 동시에, 조달자금 중 2조30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기로 해 재무건전성도 확보하는 '두 토끼 잡기'를 택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단기차입을 늘렸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인한 유통주식수의 감소도 해소된다는 점은 긍정적 시그널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MBK·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상호간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유통물량이 크게 감소되면서 주가가 18거래일 만에 100% 이상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하다"며 "이로 인해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져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이번 일반공모증자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MBK는 즉각 반발하면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양측은 이날 자료를 내고 "최 회장의 유상증자 결정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자백하는 행위"라며 "차입금으로 인한 회사의 재무적 피해를 모면하기 위한 유상증자는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입증한다"고 반대했다.
그러면서 "MBK·영풍은 이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최 회장과 이사진들에게 끝까지 그 책임을 묻겠다.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다시 바로 세우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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