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샬리송의 뜬금포 “비니시우스 발롱도르 수상 불발, 오늘 축구를 잃었다”
토트넘의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27)이 비니시우스(24·레알 마드리드)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30일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히샬리송은 비니시우스가 전날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위에 그쳐 상을 받지 못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올해 68회째를 맞은 발롱도르 시상식은 전날 유럽축구연맹(UEFA)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2023년 8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친 30명의 최종 후보를 대상으로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됐다.
치열한 경쟁 끝에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뽑혔다. 당초 지난달에 비니시우스가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스페인 매체의 보도가 있었으나, 결과는 로드리의 수상이었다.
목발을 짚고 시상식에 참석한 로드리는 ‘라이베리아 축구 영웅’ 조지 웨아로부터 발롱도르를 건네받았다. 로드리는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 이후 64년 만의 스페인 출신 수상자가 됐다.
시상식 몇시간을 앞두고 수상자가 아니라는 소식을 들은 비니시우스를 비롯, 레알 마드리드 선수와 관계자들은 시상식을 보이콧하며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히샬리송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브라질 국민들은 오랜만에 우리나라에서 또 한 명의 발롱도르 수상자가 탄생하는 것을 기대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안타깝게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상은 그에게 수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말을 오해하지는 말라. 로드리는 최고의 선수이며, 최고 중 하나가 될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샬리송은 “비니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고, 오늘 유일하게 잃어버린 것은 축구 뿐이다”며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히샬리송은 “난 비니가 브라질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는 것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면서 “너는 거인이자 세계 최고야! 그리고 어떤 트로피도 그 사실을 바꿀 수는 없어. 계속해. 그리고 절대 입을 다물지 마! 우리들은 함께 하니까”라며 후배를 위로했다.
브라질 언론과 비니시우스의 전 소속팀 플라멩구는 비니시우스가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 때문에 수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의 해설가 구가 차크라는 “비니시우스는 스페인과 유럽에서 인종차별의 표적”이라며 “비니시우스에 대한 편견과 인종차별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발롱도르 수상자는 어떤 특정 집단의 이익이나 목소리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100개국에서 1명씩 뽑은 언론인 100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특히 수상자인 로드리의 성과가 비니시우스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로드리와 비니시우스는 소속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로드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고군분투하며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비니시우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으나 코파 2024에선 뚜렷한 활약을 못했고, 브라질은 8강에서 탈락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풋볼의 편집장 뱅상 가르시아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결정됐다”면서 “비니시우스는 (같은 레알 마드리드 소속인) 벨링엄과 카르바할이 톱5에 있었기에 (표가 분산돼 수상에)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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