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고 흥국의 게임 체인저로…김다은, “바닥 쳤으니까, 더 보여주고 싶어요”[스경x현장]
김다은(23·흥국생명)이 코트에 들어오면 경기의 분위기가 바뀐다.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김다은이 흥국생명의 ‘게임 체인저’로 다시 비상하고 있다.
김다은은 지난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1개 포함 12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57.14%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다은의 활약에 대해 “믿기지 않는 플레이였다”고 극찬했다.
물론 김다은보다 득점을 많이 한 선수들도 있다. 외국인 공격수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가 24득점, 에이스 김연경이 20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김다은의 존재감만큼은 투트쿠와 김연경에게 밀리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에 1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2세트도 비등비등하지만 조금씩 끌려갔다. 웜업존에서 출발한 김다은은 17-18로 밀리던 2세트 정윤주 대신 투입됐다. 김다은은 18-19에서 퀵오픈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더니, 20-20에선 서브 득점을 꽂으며 침체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듀스 접전이던 25-25에선 박은서의 시간차 공격을 홀로 블로킹해내며 팀에 귀중한 리드를 안겼다. 이어 박은서의 범실로 2세트를 가져간 흥국생명은 3, 4세트를 내리 따내며 3연승을 질주했다. 2세트는 이날 양 팀의 승부처였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세트를 가져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다은은 앞서 24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도 ‘특급 조커’로 활약했다. 3세트에만 무려 6득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세트 24-24에서 연속 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다은은 최근 활약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이기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다은은 2022~2023시즌 35경기에 출장해 186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새로운 날개 자원으로 부상했다. 시즌 종료 후엔 여자배구 대표팀에 뽑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지난 시즌 7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다은은 “VNL이 끝나고 한창 몸이 올라왔는데, 그때 다쳐서 더 올라가지도 못하고 배구 인생의 밑바닥을 쳤다”고 돌아보며 “또 다치지 않으려고 어깨 상태에 집착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줄 공격수의 활약이 필요하다. 국내 선수 중엔 정윤주와 김다은이 시즌 초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김다은은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비시즌 때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좌절했을 때도 있다”며 “(정)윤주가 잘해주고 있고, 서로 도와주면서 하면 이번 시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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