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 노조간부 ‘자녀 취업’ 미끼로 수억 가로채

울산=장지승 기자 2024. 10. 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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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미끼로 억대의 돈을 가로챈 대기업 전 노조 간부가 구속됐다.

이 노조 간부의 범행은 다른 노조 간부의 취업 사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은 노조의 또 다른 전직 간부 B씨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이나 노조 간부의 추천으로 대기업 입사가 가능할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속여 범행을 일삼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며 "시민들께서는 유사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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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자녀 등 30여명 취업 미끼로 수수 혐의···가짜 인사팀 문자 발송
취업 사기를 벌인 대기업 노조 전 간부 B씨가 회사 인사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왼쪽)와 대화 내용 일부. 사진제공=울산경찰청
[서울경제]

취업을 미끼로 억대의 돈을 가로챈 대기업 전 노조 간부가 구속됐다. 이 노조 간부의 범행은 다른 노조 간부의 취업 사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울산경찰청은 사기 혐의로 60대 A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울산의 한 대기업 노조 간부를 지낸 후 퇴직한 A씨는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직장 동료 등 지인 3명을 상대로 “자녀를 정규직으로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8차례에 걸쳐 5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30여년간 이 회사에 근무하며 노조 대의원을 여러 차례 지내기도 했다. 가로챈 돈은 주식 투자로 탕진했다.

A씨의 범행은 노조의 또 다른 전직 간부 B씨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B씨는 노조 사업부 대표를 맡거나 집행부에서 활동하는 등 노조 내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노조 활동으로 가까워진 사이였다.

B씨는 2017년 3월부터 2024년 1월까지 A씨가 소개한 피해자들을 포함해 약 30명에게서 23억 원 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 30여 명의 실제 취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회사 인사팀 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해 문자를 보내거나, 인사팀의 안내문자를 전달하는 것처럼 가장해 입사가 확정된 척 피해자들을 속이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알고 항의하면 돌려막기식으로 피해금 일부를 돌려주며 범행을 이어왔다. 일부 금액은 골프나 유흥을 즐기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올해 3월 극단적 선택을 해 B씨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이나 노조 간부의 추천으로 대기업 입사가 가능할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속여 범행을 일삼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며 “시민들께서는 유사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울산=장지승 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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