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국방 장관 연쇄 회동…북한 파병 등 북·러 압박
북한군 파병 정보 공유, 북·러 협력 규탄할 듯
한·미 외교·국방부 장관이 미국에서 연쇄 회동을 하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 등을 논의한다. 한·미는 북한 파병 관련 정보 등을 공유하고, 북·러의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제56차 안보협의회의(SCM)을 개최한다. SCM은 연례 안보협의체이다. 확장억제 등 기존 공약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 주요 현안과 발전 방안 등을 협의한다.
한·미 국방장관은 SCM 회의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명에는 북·러의 군사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불법’이라고 규탄하는 내용이 새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하고, 향후 이로 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의 북한 이전 등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길 수 있다. 지난 6월 북·러가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뒤 열리는 첫 SCM이다. 또 지난 7월 양국 정상이 승인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주요 성과로 거론하면서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미 외교·국방(2+2) 장관의 회의가 이어진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스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마주 앉는다. 한·미 2+2 회의는 2021년 3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양국 장관들은 한반도 문제와 한·미동맹 협력, 지역 이슈 등을 주제로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회의 이후 공동성명을 낼 예정이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 파병 등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한 정보와 동향을 공유하고, 이를 제지하기 위한 외교적·군사적 노력 등 협력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준수를 촉구하면서,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운영 등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도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MSMT는 한·미·일 등 11개국의 연합체로 기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지난 16일 출범했다. 양국 장관들은 미국 대선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대응 방안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별도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도 개최한다. 한·미 SCM과 2+2 장관 회의 등은 전례에 비춰 보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가시화되기 전부터 일정이 추진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파병이 국제사회의 중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미 고위급의 잇단 만남은 북·러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하는 효과도 낼 수도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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