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러 파병 북한 병사, 실제론 월 28만원 정도 받을 듯"

이현주 2024. 10. 3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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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라디오 인터뷰
북한, 사상 최초 해외 대규모 파병
"경제 군사 외교 측면에서 실익"
"경제적 측면에선 꽤 큰 외화벌이 "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을 맞은 지난해 7월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이 개최된 모습. 평양=노동신문 뉴스1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월급이 1인당 수십만 원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외화벌이 목적으로 병사들을 파견한 북한 수뇌부가 사실상 파병 대가의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라는 추정이다.

유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군이 이번처럼 1만 명이 넘는 대규모 병력을 해외에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①경제적 ②군사적 ③외교적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파병 배경은) 외화벌이"라면서 "국정원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병사 1인당 월 2,000달러(약 277만 원)씩 받기로 하고 갔다는데, 사실 북한에는 굉장히 큰돈"이라고 말했다. 파병 규모가 1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르면 파병 대가 총액은 약 277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파병 대가가 온전하게 병사들 손에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전례에 비춰보면 북한군 수뇌부 또는 노동당에서 많이 뜯어간다.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을 포함해 외국에 나간 적이 여러 번 있는데, 보통 80~90%는 당에서 떼어가고 10~20%만 개인에게 돌아갔다고 한다. 북한군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월 2,000달러의 10~20%는 약 28만~55만 원 수준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대구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대구=뉴스1

군사적 측면에서는 현대전의 실전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데다, 러시아 측으로부터 첨단무기 지원 등의 실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러시아로부터 북한이 원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이나 핵추진잠수함, 정찰위성, 공군 신형 전투기 등 무기체계 관련이나 군사 기술을 (파병 대가로)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군이 투입된 곳으로 알려진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대해선 "2차 대전 때 사상 최대의 전차전이 벌어졌던 평원지대"라면서 "전투 강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곳이고 평원 지역이고 산이 많은 한반도와 다른 지형이라 일단 현지 적응 훈련 및 실전 경험을 위해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한 다음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역내나 최전선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침투했다는 이날 CNN 보도와 관련해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부 별동대나 정찰대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한국 고위급 대표단과의 회의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한국 국가정보원 1차장, 합동참모본부 정보부장, 유정현 주벨기에 대사 등 고위 관계자들이 32개 동맹국 대사들에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했으며, 이후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확정 발표했다. 브뤼셀=AP뉴시스

유 의원은 외교적 측면에서 이번 파병이 북한으로선 이득이 적지 않다고 봤다. 그는 "한미 대 북의 대결 구도를 이제는 한미 대 북러 구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전 지역의 특수성이나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북한군에서 상당 규모의 희생자가 나올 것이라고 유 의원은 전망했다. 그는 "(투입된 지역이) 평원이기 때문에 숨을 곳도 별로 없고 드론 공격에 취약하고, 아마도 북한군이 적어도 초기엔 이런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 등에 상당한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언어가 다른 북한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소통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유 의원은 미국 대선 결과 등의 영향으로 러-우 전쟁이 일단락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정부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이제는 러-우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유 의원은 살상 무기 공급 방침에 대해 "러시아가 우리에게 더 큰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견제용으로라도 테이블 위에 선택지로 살려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살상 무기는 마지막 카드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러-우 전쟁이 빨리 끝나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가 너무 적극적으로 성급하게 하는 것도 사실은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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