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보안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현대차 [한양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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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국제 해킹·보안 컨퍼런스(POC) 2024의 최대 후원사로 참여한다고 했을 때, 순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 회사가 해킹과 보안 분야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자동차는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스마트 이동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것은 모든 것이 해킹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자율 주행차와 커넥티드 카가 일상이 될 미래에는 외부 해킹과 보안 위협이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가 될 것이다.
오늘날 자동차 산업에서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차량 제어 시스템이 해킹된다면 사고의 위험이 배가되고, 외부로부터의 공격으로 인해 운전자가 의도치 않은 경로로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처럼 사이버 보안은 미래 자동차 기술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현대차의 보안 강화 노력은 단순히 자신들의 차량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의 교통 생태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
현대차가 POC2024의 최대 후원사로 참여한 것은 단순한 협찬 차원이 아니다. 이 행사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커와 보안 전문가들이 모여 사이버 보안 기술과 최신 동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의 종합 인터넷 플랫폼 아마존(Amazon), 보안업체 코렐리움(Corellium), 독일의 바이너리 개코(Binary Gecko), 미국의 트랜첸트(Trenchant), 종합 IT기업 메타(Meta), 싱가포르 보안 커뮤니티 신콘(Sincon) 등 굴지의 해외 해킹·보안 업체들이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최대 후원사라는 점은 그들의 보안 기술력과 미래 비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현대차의 전략적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컨퍼런스 기간 중 현대차는 해킹·보안 전문가를 대상으로 채용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사이버 보안 분야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에 참여한 현대차 사이버 보안 조직의 직원들이 직접 참가자들과 소통하며 채용을 홍보할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가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뛰어난 보안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보안 전문가들과의 협력 기회를 통해 실무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최신 정보와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기회로도 활용될 것이다.
현대차의 사이버 보안 조직은 자동차뿐 아니라 앱, 웹, 공장, 서버,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제품군에 걸쳐 보안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포괄적 보안 역량을 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확대와 더불어 커넥티드 카, 자율 주행 등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되면서 보안 위협에 대한 예방과 방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AI, 모바일,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며 보안 연구와 해킹 방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의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이동형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기술 연구소에서는 '자동차 보안 기술 표준화'와 관련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가 안전하게 통신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시스템 간의 보안 표준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 과제가 되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자사 차량뿐 아니라 전반적인 자동차 업계에 통용될 수 있는 보안 지침과 기준을 제시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현대차의 보안 기술력 향상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차가 자동차 산업을 넘어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까지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POC2024 후원과 채용 홍보를 통해 현대차는 자사의 보안 비전을 널리 알리고, 보안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가 해킹과 보안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어떠한 성과를 거두게 될지, 그리고 이들이 이끄는 자동차 보안 기술이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하재인기자 hajaeinn@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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