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회사채로 연 17% 고수익 현혹"…금감원 소비자경보

"타인 명의 계좌 입금 유도시 거래 말아야"
해외 금융사라도 국내 인가 없이 영업 불법

[서울=뉴시스] 불법업자의 해외 금융회사 홈페이지 도용.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2024.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40대 투자자 A씨는 이달 초 우연히 경제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고수익 해외채권 투자 추천 영상을 보다가 N업체를 알게 됐다. A씨는 해당 영상 조회수가 100만회가 넘는 데다 수백개의 긍정적인 댓글이 있어 사기를 의심하지 못했다.

영상 댓글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N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한 A씨는 다양한 채권 상품 중 수익률이 제일 높은 멕시코 채권이 실제 해외 정유회사인 것을 확인 후 N업체 명의통장으로 투자금을 입금했다. 이후 급전이 필요해 일주일 이내 환급 신청시 수수료 없이 반환해준다는 설명에 따라 해지를 요청했지만 투자금은 입금되지 않았다.최근 멕시코 회사채 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유혹하는 외국 금융회사 사칭 불법 투자자금 모집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 일반을 대상으로 주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신종 투자 사기 사례로 지적한 내용이기도 하다.

불법업자들은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미국 N사를 사칭해 멕시코 회사채가 멕시코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국영 석유기업 P사 회사채에 투자해 연 16~17%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이 채팅방 등을 통한 직접적인 투자 권유 없이 유튜브나 블로그, 인터넷 언론 등에 집중적으로 홍보해 투자자 스스로 불법 홈페이지를 방문해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홈페이지 정보 도용도 이뤄졌다.

일당은 국내 증권사보다 해외 증권사를 통해 채권을 투자하면 환차익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허위 사실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최근 온라인에서 해외 금융사를 사칭해 누구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채권, 배당·부동산 펀드 등으로 투자하게 만드는 투자사기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해외 금융사라도 자본시장법상 인가 없이 국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서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중개·판매하는 건 불법이다. 제도권 금융사가 아닌 업자와의 거래로 생긴 피해는 금감원 분쟁조정 대상도 되지 않아 피해 구제가 어렵다.

타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유도하는 업체와는 어떤 금융거래도 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불법업자로 의심되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신속하게 신고하는 게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수익률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원리금이 보장된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에는 불법 투자사기를 우선 의심하는 게 필요하다"며 "정상인 것처럼 보이는 유튜브 영상도 유명 유튜버의 영상이 도용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맹신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업자들은 실제 투자 후기인 것처럼 영상이나 블로그 글을 게시하고 있으므로 온라인상 정보를 근거로 투자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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