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배터리, 물량공세 앞세워 ‘글로벌 독주’[‘고립 위기’ 첨단산업]

최지영 기자 2024. 10. 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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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로 영역을 확대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성장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 데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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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립 위기’ 첨단산업
정부 전폭적 지원에 시장 장악
“韓, 성능 차별화로 中과 경쟁”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차원의 막강한 자금 지원 등을 등에 업고 헐값에 제품을 내다 팔면서 파죽지세로 해외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차별화, 정부 보조금 확대 등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 10개 브랜드 중 4개가 중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비야디(BYD)는 상반기 약 150만7000대를 판매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지리자동차는 54만6000대(3위), 상하이자동차는 41만7000대(5위), 장안자동차는 27만3000대(6위)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기아는 26만6000대를 판매하며 8위에 머물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로 영역을 확대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1∼8월)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1·2위 업체인 중국 CATL과 BYD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37.1%, 16.4%로 이들 업체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53.5%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포인트 오른 수치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 확대 등 영향으로 합산 점유율(21.1%)은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1%로 3위, SK온(4.8%)과 삼성SDI(4.2%)는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성장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 데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값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하며 ‘물량 공세’를 펼쳐 왔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약 60억 위안(약 1조1617억8000만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제품들의 공세에 대응하려면 성능과 안전성을 대폭 향상한 제품을 개발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인 만큼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 확대가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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