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각하에도 당당했던 민희진, 앞으로 내놓을 카드는?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스쿨오브뮤직 유튜브

가처분 신청이 각하됐지만, 이미 예상했다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변함없이 당당했다. 자신이 원하던 대표이사 자리를 얻을 수 없게 된 민 전 대표가 이제는 어떤 행동을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희진 전 대표는 29일 음악평론가 김영대가 진행하는 유튜브 '스쿨 오브 뮤직'에 출연했다. 

민 전 대표는 "사람들이 나한테 화제의 인물이라고 하는데 와닿지 않았다. 오늘이 버니즈(뉴진스 팬덤) 생일이다. 날짜를 몇 개 주셨는데 '버니즈 생일에 해야지'해서 오늘을 골랐는데 가처분이 나올 줄 몰랐다. 가처분 나자마자 방송을 하게 되어서 화제가 될 운명인가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민 전 대표가 자신을 어도어의 대표이사로 재선임하라며 하이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청구가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에 맞지 않을 때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하이브는 "현명에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환영했지만,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프로큐어 조항의 효력과 관련한 법리적인 이유로 가처분이 각하된 것일 뿐이고 주주간계약의 효력이 부정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하이브의 승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도 민 전 대표의 입장은 비슷했다. 민 전 대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가처분이 아니었다. 법이 말장난 같은 부분이 있다. 내 입장에서는 하이브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거였다. 이렇게라도 꺾이면 자존심 때문에 못 받아주는 것도 받아줄 수 있고 내 결백함을 드러낼 수 있지 않나. 이 소송을 통해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 한다"고 변함없는 당당함을 유지했다. 

/사진=스타뉴스 DB

민 전 대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하이브 내부 보고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민 전 대표는 "나중에는 읽지도 않았다. 목적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더라. 이 업계를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입사했는데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이런 식으로 알려주는 게 무서웠다. 상명하복하는 이들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면 물들 수 있다. 원래 이렇게 한다는 인식을 깨고 싶어서 비판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당당하면 밖에 다 보여주라고 적었다"고 거리낌 없이 직설을 날렸다.

하이브는 국정 감사에서 해당 문건이 공개된 이후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사와 타사 아이돌을 가리지 않고 작성된 문건에는 하이브의 평가 내용도 담겨있었다.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 승관마저 작심한 듯 저격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이재상 CEO는 29일 "해당 문서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는 추가 사과문을 공개했다. 민 전 대표의 당당함 속에는 하이브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도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어도어는 민 전대표의 요청으로 30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법원이 가처분을 각하하며 민 전 대표의 재선임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그렇다고 갈등이 완전히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는 대표이사 자리 말고도 다른 법적 소송으로도 얽혀있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와 하이브가 선임한 어도어 이사들이 주주간계약을 위반해 대표이사로 재선임하지 않을 경우, 하이브의 주주간계약 위반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복귀가 무산될 경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