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회장'으로 직행…신세계그룹 '계열분리' 공식화
정용진 회장 취임 첫 정기인사는 '소폭' 그쳐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이번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다. 이와 함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 이후 첫 정기 임원인사로 관심을 모았던 이번 인사는 소폭 교체만 이뤄졌다.
남매 경영 끝
신세계그룹은 30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2025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지 9년 만에 부회장을 건너 뛰고 곧바로 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는 이전부터 거론돼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두 자녀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이마트, 백화점을 각각 맡아 경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지난 2016년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 하며 사실상 남매 분리경영을 선언했다. 당시 지분 교환으로 정용진 회장이 가진 신세계 지분과 정유경 회장이 가진 이마트 지분은 '0'이 됐다.
이어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을 신설해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백화점부문은 신세계백화점과 패션, 뷰티, 면세, 아울렛 사업을 맡고 이마트부문은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 등을 맡는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는 백화점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고 이마트 역시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핵심 화두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올해가 계열 분리를 통해 성장의 속도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용진 취임 첫 인사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이 지난 3월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의 그룹 경영 방침을 엿볼 수 있어서다. 다만 이번 정기 인사는 정 회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했고 6월에는 이인영 SSG닷컴 대표와 전항일 지마켓 대표를 내보내는 등 수시 인사가 이뤄졌던 만큼 인사폭이 크지는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체 CEO의 40% 이상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가 이뤄졌으나 올해는 3명의 대표만 퇴임했다. 이주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송현석 신세계푸드 및 신세계L&B 대표, 민경삼 신세계야구단 대표가 짐을 쌌다.
이주희 대표는 2020년 말부터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를 맡다가 지난해 인사에서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도 맡았지만 겸직 1년만에 퇴임하게 됐다. 송현석 대표도 신세계푸드 대표를 맡은지 4년만에 퇴임한다. 지난해부터는 신세계L&B 대표도 맡고 있었다. 민경삼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SSG 랜더스를 인수하기 전 SK와이번스의 단장을 거쳐 2020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2021년 구단주가 변경된 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했으나 올해 인사에서 옷을 벗었다.
이와 함께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채양 대표는 지난해 말 부임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와 지난 7월 합병), 이마트24의 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이마트24 대표 자리는 내려놓게 됐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임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이마트, 신세계L&B를 거쳐 현재 나라셀라에서 일하고 있는 마기환 씨를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사업 별도 대표이사를 둔 것은 이길한 전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 대표이사(현 이마트 미래혁신추진단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가 된 2021년 이래 3년만이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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