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K’가 뭐길래, 로제의 영민한 K-‘아파트’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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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K 콘텐츠'의 시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국의 술자리에서 종종 하곤 하는 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곡이라는 것.
소재이자 모티브가 된, 한국의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 게임'은, 굳이 말하면 명칭과 손을 겹쳐 올리는 게임 방식 외에 아파트와 상관이 없으나 아파트 게임이다.
즉, '아파트'가 단순히 한국에 이런 술자리 게임이 있다, 가 전부였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는 거두지 못했을 거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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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바야흐로 ‘K 콘텐츠’의 시대다. 하다 하다, 술자리의 모습들, 대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회식 등에서 술을 마시며 하곤 하는 게임까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K 콘텐츠가 사랑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해외의 적지 않은 이들이 ‘소맥’이나 ‘치맥’의 존재라던가, 원샷 후 머리 위로 컵을 거꾸로 들어 올려 터는 행위 등을 익히긴 했더랬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킥‘이 등장할 줄이야. 지난 18일 발매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유명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하여 만든 곡인 ‘아파트(APT.)’가 공개된 지 채 며칠도 되지 않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글로벌·미국 차트 1위에 오르고 유튜브 1억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그 행보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거침이 없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국의 술자리에서 종종 하곤 하는 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곡이라는 것. 그러다 보니 ‘APT.’로 적혔어도 콩글리시 방식인 ‘아파트’로 발음되며, 심지어 후렴구에서는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함께 듣는 이의 뇌리에 강한 잔상을 남기고 만다.
콩글리쉬(Konglish, 한국에서만 쓰는 틀린 영어 표현을 가르키나 적지 않은 수는 일본식 영어 표현의 발상이나 발음을 가져다 쓴 것), 영어의 형태를 띤 듯하나 원어민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인만의 영어 표현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노래의 핵심에 지역색이 강한 방언을 배치한 형국이나 마찬가지로, 과감한 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과하거나 촌스럽다고 혹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채영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랜덤 게임, 게임 스타트!”
놀랍게도 로제의 ‘아파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역으로 세련됨을 잔뜩 머금은 느낌마저 드는데. 아마도 곡에 담은 내용은 어느 문화권의 사람이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랑을 속삭이고 서로를 유혹하는 연인에 대한 것이면서, 이를 트렌디한 곡조와 ‘아파트’라는 단어가 주는 특유의 느낌으로 맛깔나게 버무려놓은 결과일 터.
소재이자 모티브가 된, 한국의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 게임’은, 굳이 말하면 명칭과 손을 겹쳐 올리는 게임 방식 외에 아파트와 상관이 없으나 아파트 게임이다. 여기서 주목해 볼만한 것은 이러한 양상이, 한국 고유의 거주 형태는 아닌 아파트가, 노래의 영향력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더니 이제 한국 특유의 정서를 담은 공간이 되어버린 상황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즉, ‘아파트’가 단순히 한국에 이런 술자리 게임이 있다, 가 전부였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는 거두지 못했을 거란 이야기다. 그와 어우러지는 흥미로운 가사와 매혹적인 선율, 여기에 두 영향력 강한 아티스트의 명성이 더해지며 ‘아파트’는 어찌해볼 새도 없이 강렬한 돌풍이 되어 완성도 높은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었다. 어쩌면 ‘아파트’가 전 세계인을 홀려버린 건 필연적인 수순이었을지도.
K 콘텐츠의 시대가 열린 건, ‘K’의 매력이 자신을 ‘기깔나게’ 담아낼 여러, 영민한 방식의 ‘콘텐츠’를 만나면서 성사되었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작품에 등장하는 각종 한국의 전통 놀이에 즐거운 관심을 내보일 수 있었던 것도 해당 놀이가 이야기의 핵심적인 소재로서 탄탄한 스토리와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주제에 잘 녹아 있어 가능했던 일이니까. 이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K’ 인재들이 멸종하지 않는 이상, 영광은 계속 지속되리라 감히 예측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로제, 브루노마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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