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어프레미아 대주주는 타이어뱅크 회장 자녀들 회사…AP홀딩스 지분 80% 보유
김정규 회장, 자산 1조 추정
타이어뱅크는 김 회장 개인 회사…전국 각지에 부동산도
에어프레미아 대주주인 AP홀딩스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자녀들의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이 들고 있던 경영권 지분을 세 자녀에게 증여한 것이다. 사실상 김 회장의 자녀들이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인 문보국 레저큐 대표도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AP홀딩스 지분 80%를 김정규 회장 자녀인 김승연, 김성연, 김수연씨가 나눠서 들고 있다. 김승연씨는 2001년생, 김성연씨는 2003년생, 김수연씨는 2006년생이다. 나머지 지분 20%는 문보국 대표가 갖고 있다.
AP홀딩스는 현재 에어프레미아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주주는 JC파트너스(22%)다. AP홀딩스는 내년 5월 JC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JC에비에이션1호를 상대로 기업가치 4700억원에 우선매수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만약 JC 측이 여기에 동의하면 거래가 AP홀딩스가 지분 68%를 확보하게 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JC가 AP홀딩스의 우선매수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드래그얼롱이 발동해 JC가 AP홀딩스 지분까지 끌어다 제3자에게 통매각할 수 있게 된다. 내년 6월부터 12월까지 매각 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다시 기회가 AP홀딩스에게 돌아간다. AP홀딩스가 당초 제안했던 가격에 지분을 다시 사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JC파트너스 지분 절반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에 대한 콜옵션도 들고 있는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양측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대명소노가 경영권을 노리고 있음에도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를 절대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이 이런 상황에 자녀들에게 AP홀딩스 지분을 증여했다는 것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넘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보국 대표도 지분을 정리하고 발을 뺄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에어프레미아는 김 회장의 세 자녀가 경영하게 될 공산이 큰 것이다.
다만 AP홀딩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김 회장 가족 입장에선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세금 문제는 최근 AP홀딩스 측이 증자를 반대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1000원에 총 500억원을 증자하는 안을 논의했는데, 이사회 과반을 차지한 AP홀딩스 측의 반대로 부결됐다. 증자에 참여하려면 약 230억원이 필요한 만큼, 현금을 묶어두는 게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AP홀딩스의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며, 오히려 대명소노에 비해 더 강하다고 평가한다. 김정규 회장 개인의 재산이 1조원대라는 설도 있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도 사실상 자기 개인 회사처럼 경영하고 있다. 김 회장이 지분 93%를, 부인 조순희씨가 5%를, 세 자녀가 2.01%를 들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뱅크는 나대지를 사서 건물을 올려 마진율 높은 사업을 영위해왔다”며 “돈을 잘 벌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타이어뱅크는 여러 지점의 부동산을 직접 소유 중인데, 그중에는 ‘알짜’로 평가받는 부동산 자산들도 꽤 있다. 조선비즈 취재 결과 서울 신월점, 종암점이 타이어뱅크 소유 부동산이며 세종시, 인천 청라, 영종도, 경기 부천과 평택, 그 외에 광주, 충남, 전북, 경남 등 전국 각지에도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어뱅크가 소유 중인 부동산은 장부가만 따져도 2751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자기 개인 회사인 만큼, 김 회장이 타이어뱅크에서 현금을 동원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뱅크는 설립 후 2021년 딱 한 번 배당을 실시했는데, 당시 배당액이 총 300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 회사에 쌓인 이익잉여금이 4600억원이 넘었다는 걸 감안하면 김 회장이 또 다시 배당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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