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안 난다" 고깃집 40명분 '노쇼'… 정선군청 "보상은 어려워"

정선군청 측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고깃집에서 단체 예약 후 '노쇼'를 벌였지만 보상은 불가했다. 사진은 해당 고깃집 사장이 공개한 당시 현장의 모습.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나 캡처

정선군청 공무원 40명이 서울 한 고깃집에서 단체 예약 후 '노쇼'를 벌였다.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이번달 28일 저녁 6시 정선군청 40명 단체 예약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예약 당일인 지난 28일 A씨는 확인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예약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A씨가 황당해하며 당시 통화 녹음 파일을 들려주자 그제야 "내가 왜 이렇게 잡았지"라며 사과했다.

A씨는 "죄송하다는 말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하루 장사 망쳤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믿었다"며 보상을 요구했다. 예약자는 "보상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거절했다.

그러자 예약자는 자신을 '외주 업체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군청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워크숍을 한다"며 "일정 진행과 식당 예약 등을 우리 업체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A씨는 군청 측에도 연락했으나 "업체에서 예약 취소하는 걸 깜빡했다고 하더라"면서도 "저희가 지방자치단체다 보니 보상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외주 업체 직원이 식당을 찾아와 보상 금액을 제시했으나 합의하지 못한 A씨는 다시 군청에 연락했다.

하지만 군청 측은 "업체에 잘 협의해달라고 말해뒀다"면서도 "만약 삼겹살을 가서 먹었어도 A씨가 요구한 보상 금액까진 안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글을 올려 피해 사실을 알렸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엔 식당 전체 테이블에 텅 빈 상차림만 마련돼있다.

현행법에는 '예약을 이행할 의사가 있었으나 후발적인 사정으로 예약을 이행하지 못한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다만 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노쇼'를 하는 등 고의성이 입증되면 업무방해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