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SaaS 어렵다고요? 넷플릭스가 SaaS입니다
쉽게 풀어본 SaaS 경제학
소프트웨어 용어 ‘SaaS’
구글 드라이브, MS 365 등
세계 SW 시장 SaaS형으로 전환
국내 시장 성장속도 더딘 상태
보안인증 받기 쉽지 않은데다
유통채널 등록도 번거로워
국내 SaaS 시장 혁신 필요해
'SaaS'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 용어는 앞으로 한국의 주요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입니다. 사실 SaaS는 이미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넷플릭스…, 이게 바로 SaaS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SaaS 생태계는 어떨까요? 더스쿠프 경제학 스터디카페에서 SaaS의 경제학을 쉽게 풀어봤습니다.
■ SaaS 도대체 뭐야? = SaaS. 혹시 들어보셨나요? 네, SaaS는 소프트웨어 용어입니다. 아마도 생소하게 들릴 겁니다. 월드와이드웹(WWW), 사물인터넷(IoT), 심지어 애플리케이션(앱)도 처음 나왔을 땐 낯설었으니까요. 하지만 SaaS는 사실 어려운 용어가 아닙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구글 드라이브, 마이크로소프트(MS) 365, 드롭박스 등이 바로 SaaS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SaaS는 최근 소프트웨어 시장의 '중심축'으로 불립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이 SaaS형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SaaS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SaaS의 뜻부터 알아볼까요? SaaS는 'Software as a Service'의 약자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란 뜻입니다.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하거나 관리할 필요 없이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기존 소프트웨어는 컴퓨터에 설치하고 업데이트하면서 사용해야 했습니다. SaaS는 이 과정을 없앴습니다. 인터넷이 연결된 모든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 간편합니다.
■ 우리 일상 속 SaaS = SaaS의 대표적인 예가 언급했듯 구글 드라이브, MS 365입니다. 아이클라우드, 네이버 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도 SaaS죠. 아, 참! 넷플릭스와 같은 OTT 또한 SaaS입니다.
이런 SaaS는 스프트웨어 시장의 '트렌드'가 됐습니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SaaS형으로 전환을 꾀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랩에 따르면 미국의 B2B(기업대 기업간 거래) 유니콘 기업의 80%가 SaaS 기업입니다. 그만큼 이 시장이 활성화돼 있단 뜻이죠.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SaaS의 수익성이 좋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MS의 워드·파워포인트·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은 그간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던 2011년 MS는 SaaS 기반의 오피스 프로그램 MS 365를 론칭했고, 그 비중을 조금씩 키워나갔습니다.
실제로 2014년 전체 매출 중 MS 365를 포함한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0%였는데, 올 3분기엔 41.7%로 치솟았습니다. MS만이 아닙니다. 아마존도 SaaS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제공하는 SaaS 서비스 'AWS'는 올 1분기 영업이익 94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61.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이 때문일까요? 우리나라 역시 SaaS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소프트웨어 진흥 전략'에선 진흥 목표 중 하나로 SaaS 생태계 활성화를 잡았죠. 올해 들어선 '2024년 유망 SaaS 개발·육성 사업'을 통해 50개의 유망 기업을 선정하고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SaaS 낙관적이지 않던데… = 그런데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SaaS 시장의 활성화를 낙관하진 않는 모습입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이주명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사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SaaS 서밋 2024'에서 이주명 이사는 "국내에서 SaaS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SaaS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SaaS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SaaS의 성장률은 그에 비해 낮은 수준이란 겁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앞으로 5년간 평균 19.5%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반면,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6.9%로 해외 성장률에 못 미치죠.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SaaS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자료를 보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SaaS의 비중은 21.8%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그중 70%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SaaS를 제공하는 국내 업체가 많지 않단 겁니다.
■왜 우리만 더뎌? = 그렇다면 국내 시장의 SaaS 전환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 국내엔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하는 수요처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SaaS 서비스는 공공부문에 진출하기 어렵습니다.
공공부문에 진출하기 위해선 정부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이 필요한데, 이 인증을 받는 게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CSAP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성을 확인하기 위해 운영하는 인증제도입니다. 현재 인증을 받는 과정은 평균 5개월, 최대 8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리고 신청할 때 수천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CSAP 인증을 받으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이후 유통채널인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과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 서비스를 등록하기 위해 각각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사의 SaaS 서비스를 더 많이 노출하려면 양쪽에 공급해야 하고, 자료 제출과 심사를 반복하는 만큼 서비스 공급 시기는 더욱 늦어지죠. 한번의 심사로 양쪽 사이트에 모두 등록되면 좋겠지만 채널의 역할과 담당 부처가 다릅니다.
과기부가 운영하는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은 수요기관이 있으면 바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자체 조달' 시스템이고 조달청의 디지털서비스몰은 등록된 서비스를 공공기관에 조달하는 '중앙 조달' 시스템입니다. "디지털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루는 통합적인 유통 채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결국은 또 혁신이구나 = 업계는 SaaS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이런 비효율적인 과정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부문에 SaaS를 진출하기 위해 인증과 심사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서 처음부터 발을 들이지 않는 사업자도 많다"며 "비용과 기간이 줄어야 인증을 신청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업계의 불만에 과기부가 나섰습니다. 지난 4월 과기부는 '정보보호·소프트웨어 인증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해 CSAP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습니다. 평균 5개월 걸리던 시간을 2개월 이내로 줄였죠. 인증 수수료 지원 비율도 최대 80%로 끌어올렸습니다. 중소기업 기준 2900만원이었던 비용을 600만원으로 줄인 셈이죠.
전문가들은 SaaS 시장에 진입하는 사업자를 늘리기 위해 '공공부문의 SaaS 이용 의무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습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계자는 "공공부문 내 SaaS 도입을 의무화하기 위해 '매년 10% 이상 SaaS 도입'과 같은 조항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공공기관이 SaaS 시스템을 채택할 경우 부처나 기관 평가 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SaaS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단 겁니다. 정부가 이번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SaaS란 트렌드를 좇을 수 있을까요?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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