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라는 단어도 보기 싫다…'마이 웨이' 부르며 아모림과 일찌감치 이별식

이성필 기자 2024. 10. 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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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시즌 중 빼가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스포르팅CP 팬들은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후임자로 여러 이름이 거명됐지만, 30대 후반의 젊은 전술가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이 1순위로 떠올랐고 협상도 진행, 구두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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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이 유력한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 30일 오전 나시오날과 리그컵 8강전에서는 팬들이 그를 향해 프랭크 시네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르며 사실상 이별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었다. ⓒ연합뉴스/AFP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이 유력한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 30일 오전 나시오날과 리그컵 8강전에서는 팬들이 그를 향해 프랭크 시네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르며 사실상 이별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었다. ⓒ연합뉴스/AFP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감독을 시즌 중 빼가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스포르팅CP 팬들은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맨유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자로 여러 이름이 거명됐지만, 30대 후반의 젊은 전술가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이 1순위로 떠올랐고 협상도 진행, 구두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림은 스리백을 중심으로 탄탄한 공수 연계를 보여주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스포르팅 부임 후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안겨주는 등 능력도 과시했다. 자기 철학이 확실해 맨유를 이끌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특히 벤치 위에서 선수들을 장악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포르투갈 매체 '아 볼라'는 '아모림은 벤치에서 정말 시끄럽고 선수대기실에서는 카리스마도 보여준다. 선수들을 제어하는 심리전도 잘한다. 맨유가 원하는 유형의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스포르팅 라이벌 벤피카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아모림이지만, 포르투갈 사람이라는 공통점에는 변함이 없다.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들이 각광 받는 것은 확실한 색깔이 있기 때문이다. 맨유는 총액 1,400만 파운드(약 252억 원)라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아모림 영입하겠다는 의지다.

▲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은 에릭 텐 하흐를 경질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변이 없다면 맨유행이 유력하다. ⓒ연합뉴스/AFP
▲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은 에릭 텐 하흐를 경질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변이 없다면 맨유행이 유력하다. ⓒ연합뉴스/AFP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30일 오전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우 조세 알발라데에서 열린 나시오날과의 리그컵 8강전 분위기를 전했다.

맨유행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스포르팅 팬들은 허탈감과 분노가 뒤섞였다고 한다. 10년 넘게 시즌권 보유했다는 한 팬은 "스포르팅과 장기 계획을 갖고 가려다가 떠날 것이라고 하니 열이 받는다"라고 했고 다른 팬은 "정말로 가는 것인가. 이건 아니지 않나"라며 경기장 근처에 설치된 아모림 조형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두 번의 프리메이라리가 우승을 안긴 업적을 남긴 그 자체로도 이미 고평가받는 아모림이다. 경기를 해설한 카키카는 "스포르팅의 지난 70년 동안 최고 감독일 것이다. 정말 훌륭한 일을 해냈다"라며 더 큰 팀으로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도 분석했다.

한 술집에서는 TV에서 나오는 아모림에 대한 거취에 대해 음소거를 해버렸다고 한다. '맨체스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단어 자체를 듣기 싫어 그렇다는 것이다.

이미 팬들은 아모림과의 이별을 직감했던 모양이다. 벤치 앞에서 지휘하는 아모림을 보면서 '이별곡'으로 인식되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머플러를 들고 부르며 맨유로 보내줘야 하는 현실을 일찌감치 인정했다.

아모림은 맨유 외에도 위르겐 클롭이 떠나고 아르네 슬롯이 자리 잡은 리버풀은 물론 내년 여름 펩 과르디올라와 계약이 끝나는 맨체스터 시티행 소문도 있었다. 언젠가는 빅리그로 간다는 뜻이다. 스포르팅 팬들 앞에 '맨체스터'라는 단어를 지우고 싶은 마음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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