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내후년에도 이런 자리에 있다면”…7년 만의 우승에도 만족하지 않은 대투수, 이제는 ‘왕조 구축’ 바라본다 [KIA V12]
“내년, 내후년에도 이런 자리에 있다면 왕조라는 이야기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왕조라는 단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싶다.”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이제 ‘왕조 구축’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이겼다.
이날 KIA의 선발투수로 나선 양현종은 2.2이닝 4피안타 3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대신 타자들과 불펜진이 빛나는 활약을 펼쳤고, 그렇게 KIA는 12번째 우승에 도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우승은 항상 좋은 것 같다. 한 시즌 이렇게 끝났다는 것에 후련한 마음도 있다. 저 같은 경우는 KIA에서만 우승을 세 번했다. 너무 뿌듯하다. 개인적으로 자부심도 있는 그런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특히 37년 만에 광주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쳐 기쁨이 2배였다. KIA가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것은 지난 1987년 이후 37년 만이자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KIA는 잠실에서 9번(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년), 대전(1991년)에서 한 번 우승 축배를 든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불안감이) 아예 없었다. 우리에게 많이 운이 따랐다. 삼성은 원태인도 아프고 코너 시볼드도 그랬다. 확실히 (삼성이) 선발투수가 없는 그런 것을 보면 우리들에게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우리 스스로도 자신감을 더 가지고 시합에 임했다. 설령 오늘 지더라도 내일 이길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고 덧붙였다.
비록 5차전에서는 다소 아쉬운 투구를 펼쳤지만, 양현종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KIA 선발진에서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 선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 그냥 조금 더 부담되는 상황에서 시합에 많이 나간 것이다. 제임스 네일과 후반기 때까지 꾸준히 버텼는데, (네일이) 부상을 당했을 때 조금 많이 부담이 됐다. 1위를 지켜야 되는 입장이라 많이 부담이 됐는데, (대체) 선발 역할을 해줬던 선수들이 워낙 잘해줬다”며 “중간 투수들도 잘해줬다. 올 시즌은 개인적으로도 중간 투수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항상 어려운 상황에서 지키고 동점을 만들 때까지 버텼다. 역전했을 때 그것을 또 지켜냈다. 중간 투수들이 솔직히 주목을 많이 못 받는다. 정말 노력 많이 하고 잘했다. 칭찬 받아야 마땅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고생했다 말하고 싶다”고 공을 다른 선수들에게 돌렸다.
KIA는 이제 ‘왕조 구축’을 겨냥한다. 2009년과 2017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 차례 우승을 경험한 양현종은 왕조에 대해 “아직은 부족하다. 두산 베어스나 삼성, 그리고 옛날 해태 선배님들처럼 우리가 3~4년 연속 우승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7년 만에 우승한 팀”이라며 “만약 내년에 우승을 하고 내후년에도 이런 자리에 있다면 왕조라는 이야기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왕조라는 단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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