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쓰레기섬' 막말 대선 막판 변수 되나… 트럼프, 진화 진땀

"나만큼 잘해준 대통령 없었다"
트럼프, 푸에르토리코계 구애
민주당은 '막말 부각' 광고 공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9일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앨런타운=AFP 연합뉴스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 유세장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섬' 막말을 두고 미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 발언이 초접전 양상인 대선의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대선 최대 경합주(州)인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47만 명의 표심에 민주·공화 양당은 주목하고 있다.

---

"공화당, 이례적으로 방어적 성명"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드렉셀힐에서 미국 은퇴자들과 행사를 열고 "나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대통령 재임 기간(2017~21년) 푸에르토리코가 많은 허리케인 피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모두의 반대에도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을 돌봤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다분히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선캠프는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바다 위의 쓰레기 섬"이라고 폭언했다. 이에 이주민 사회의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고,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반감을 사 경합주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NYT는 "논란이 이어지자 공화당 대선캠프는 이례적으로 '트럼프는 힌치클리프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는 성명을 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푸에르토리코계가 전체 주민 4분의 1에 해당하는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도 유세를 했다"고 전했다.

---

민주 "트럼프, 재임 때 푸에르토리코 무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은 문제 발언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 인근에 "트럼프 집회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섬이라고 불렀다"고 적은 광고판을 연이어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를 "부패한 지역"이라고 비난하며 긴급 구호 지원을 제한했던 이력을 부각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