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173억대 전세사기' 사회초년생 235명 등친 일당 검거

주범, 빌라 19채 차명 매입 범행…공인중개사 등 공범만 18명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전북 전주에서 20~30대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173억원대 대규모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 등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주범인 A 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공모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A 씨(40대‧남)와 공인중개사 B 씨(50대‧여) 등 2명을 구속하고, 바지임대인과 부동산 중개인 17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7월 23일부터 올해 6월 22일까지 무자본 캡투자 방식으로 전주지역의 구축 빌라 19채를 차명으로 매입한 뒤 피해자 235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73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로부터 피해를 본 피해자 중 221명은 대부분 20~30대 청년들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전주완산경찰서에 접수된 3건의 고발장을 시작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A 씨는 B 씨 등 공인중개사 10명과 그의 모친 C 씨, 7명의 바지임대인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구입한 19채의 빌라 중 9채는 모친 C 씨, 나머지 10채는 바지임대인 7명의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범행을 위해 지역에서 비교적 저렴한 구축 빌라를 순차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중개법인을 설립해 불법으로 청년층을 타깃으로 리모델링한 일부 호실을 모델하우스처럼 보여주면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환수를 위해 피의자들의 수익금과 관련 부동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서 집값 시세를 확인하고 등기부등본을 통해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다가구주택 건물인 경우 다른 임차인의 계약 내용을 세심하게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