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러, 파병 대가로 북에 전략핵잠 기술 제공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에 자국에 병력을 보내 준 북한에 전략핵잠수함(SSBN) 등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미국의 안보 전문가가 주장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전문가였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최한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 관련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구소련은 약 1000번의 핵폭발 장치 실험을 했고, 북한은 6번 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대가로 줄 수 있는 기술로 ‘재진입(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된 후 낙하하며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것) 수단’, 핵잠수함 등을 꼽은 뒤 “북한의 전략핵잠수함이 서태평양을 누비고 다닌다면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크 캔시언 CSIS 선임 고문은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이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군사·전략 측면의 한미관계는 매우 긴밀하게 유지돼왔다”며 “북한 위협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내 미군의 필요성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한국 정부가 상당히 화가 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익명의 한국 정부 당국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 무기 지원 검토를 거론한 사실을 전했다.

차 석좌는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상당량의 인도적 지원과 경제적 지원을 해왔고, 일부 군사적 지원을 폴란드와 미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했다”고 소개한 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화가 났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현상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