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새’ 조혜정 감독, 하늘로 날아가다

김세훈 기자 2024. 10. 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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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 연합뉴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데 기여한 ‘나는 작은 새’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71세다.

고인은 30일 오전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11월1일 오전 6시30분이다.

조혜정이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국립체육박물관 페이스북



고인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놀라운 수비력과 순발력으로 한국여자 배구가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기여했다. 고인은 그에 앞선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참가했고, 1970년 방콕 아시안 게임, 1974년 테헤란 아시안 게임에도 은메달을 수상했다. 키는 165㎝로 작았지만 놀라운 서전트 점프, 러닝 점프력으로 단점을 보완했다. 높게 치솟아 강한 스파이크를 시원스럽게 때려 외신으로부터 얻은 별명이 ‘나는 작은 새(Flying little bird)’다.

선수시절 조혜정 감독



고인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고 숭의여고 3학년인 1970년, 17세 나이에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혔다. 국내 무대에서는 국세청과 대농(미도파)를 거쳤고 1977년 은퇴를 선언했다. 현대건설에서 잠시 코치를 지내다가 1979년 이탈리아로 가서 2년간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다 1981년 선수생활을 완전히 마감했다.

고인은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 조창수 전 감독 대행과 1981년 결혼했다. 조윤희, 조윤지 등 두 딸은 골프 선수, 골프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고인은 결혼 후 송원여자고등학교 배구팀 코치, 한국비치발리볼연맹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2010년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이성희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고인은 당시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 여성 감독으로 기록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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