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운용 ‘전략군’ · 러 파병 ‘특수작전군’ … 김정은 정권서 신설[Who, What, Why]
재래식軍으로 한·미 대응 불가
핵·미사일 중심으로 편제 변화
北특수부대 병력 20만명 추산
대남침투 훈련·작전총괄 임무
기존 육군 병력규모 110만명
평양방어 등 15개 군단급 구성
북한 병력 3000명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로 이동한 정황이 29일 포착되면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실상 ‘용병’ 형식으로 투입될 ‘폭풍군단(제11군단)’ 중심의 북한 인민군 특수작전부대는 산악 지형 위주로 침투·암살, 시설파괴 임무 등에 특화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군이 낯선 평원지대인 쿠르스크 전장 환경에서 공격 드론에 노출돼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징집연령인 17세에서 20대 초반의 북한 병사들이 ‘총알받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북한의 첫 대규모 해외 파병을 계기로 북한군 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육해공에 ‘김정은 시대’ 전략군·특수작전군 창설해 총 5개 군종 = 우리가 북한군이라 부르는 조선인민군은 육해공군과 전략군, 특수작전군 등 5개 군종(軍種)으로 분류된다. 예비전력까지 포함하면 6개 군종이다. 먼저, 지상군인 육군은 약 110만 명으로, 9개의 전·후방 군단과 2개의 기계화 군단, 평양방어사령부, 국경경비사령부, 미사일지도국, 경보지도국 등 총 15개 군단급 부대로 구성돼 있다. 군단 이하의 제대는 86개의 사단과 59개의 기동여단, 10개의 교도여단으로 편성돼 있다.
해군은 총 6만여 병력 규모로, 해군사령부 예하에 동해와 서해의 2개 함대 사령부와 13개 전대 및 2개의 해상저격여단으로 구성돼 있다. 수상전투함정 약 420척, 잠수함정 약 145척, 상륙함정 약 260척, 소해정 약 30척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 및 반항공군은 공군사령부의 지휘 아래 4개 비행사단과 2개 전술수송여단, 2개 공군저격여단, 지상방공부대로 구성돼 있다. 전투기 약 920대, 정찰기 약 30대, 공중기동기(AN-2포함) 약 330대, 헬기 약 300대, 훈련기 약 170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40%가 평양∼원산선 이남에 배치돼 있다.
전통적인 육해공군 외에 전략군과 특수작전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창설한 군종이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제4군인 ‘조선인민군 전략로케트군’(현 전략군)을 언급하며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 2017년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선 ‘특수작전군’이라는 새 군종인 제5군이 처음 등장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김정은 집권 후 재래식 북한군으로는 세계 최강 한미연합사에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해 비대칭 전력인 핵·미사일 개발과 함께 군 편제를 다변화해 ‘엘리트 정예군’이라 할 전략군·특수작전군을 창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北 특수부대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폭풍군단’도 특수부대 = 북한 특수부대 병력 규모는 약 18만∼20만 명으로 추산된다. 세부적으로는 경보병 14만 명과 특수전 전문병력 6만 명 정도로 군사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사 강국인 미국 특수부대가 5만 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수적인 면에서 사상 유례없는 규모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11군단 역시 특수작전부대다. 우리 군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성격이 유사한 부대로, 규모는 우리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진 11군단은 ‘폭풍군단’으로도 불리는 최정예 부대다. 김 위원장은 9월 11일과 지난 2일 파병에 앞서 폭풍군단으로 추정되는 특수부대를 두 차례 시찰하기도 했다. 폭풍군단 예하에는 경보병여단(번개)과 항공육전단(우뢰), 저격여단(벼락) 등 10개 여단이 있고 규모는 4만∼8만 명으로 추정된다. 평안남도 덕천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폭풍군단은 특수8군단이 모체다.
북한군 특수부대의 무기·장비는 AK-47, M-16, M-3 등 소총과 경기관총, 수류탄, RPG-7, AT-3 등 대전차유도미사일, 대인·대전차지뢰 등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소련이 제작한 AN-2 콜트기도 위협적인데, 스텔스 기능이 있기 때문에 북한군 특수부대원을 싣고 남측 주요 기지나 후방 보급 지역에 침투할 경우 사전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특수부대는 핵 못지않게 대한민국에 위협적인 존재다. 북한은 2016년 11월 김 위원장의 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타격훈련 참관 사실을 보도했다. 특수작전대대는 군사훈련과 대남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작전총국 직속으로, 우리로 치면 합동참모본부 직속 특수부대라는 뜻이다. 특히 북한이 당시 공개한 사진에서 특수부대 요원들은 위장무늬 군복에 야간투시경이 장착된 방탄 헬멧과 전술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북한군 특수부대 기습 능력이 우리 국민에게 처음 각인된 것은 1968년 1월 21일 발생한 124군 청와대 습격 사건이다. 당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 소속 124군 부대 31명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균 시속 12㎞로 개인무기 2정, 실탄 350발, 수류탄 14발 등 20㎏이 넘는 군장을 하고 놀라운 속도로 행군했다. 우리 군 평균 행군 속도인 시속 4∼5㎞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북한 특수부대는 지금도 25㎏의 군장을 메고 하룻밤에 40㎞, 주야로 120㎞를 주파하는 행군과 400m의 강물을 30분 안에 헤엄쳐 건너는 도강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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