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북한군 소수 병력,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 진입”

이가영 기자 2024. 10. 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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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서부 쿠르스크주(州)를 순찰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러시아 매체 ‘아스트라’가 지난 22일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러시아군 건물 앞에 모여 있다. /AP 연합뉴스·텔레그램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침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두 명의 서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진입했다”며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면 침투 병력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약 1만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는데, 우크라이나 내부 침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한 당국자는 “북한군 중 상당수가 이미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미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침입했다는 건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CNN은 이에 대해 “한국이 북한군 파병을 주장한 지 몇 주가 지나도록 미국 관리들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침투를 미국 정부가 일부러 확인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다.

북한군이 전장에서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파병된 병력의 상당수가 특수부대이며, 북한 정부는 자신들의 병력이 잘 훈련되고 전문화되어 있어 일반 러시아군보다 전투력이 뛰어나다고 믿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하지만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70년 이상 실제 전쟁에 참전한 적이 없으며 북한 정부가 전투 경험을 쌓기 위해 북한군을 파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당국자들은 병력이 전장에 도착하면 적어도 일부 병력이 부대를 탈영할 것이며 러시아군과의 언어 장벽이 원활한 작전 수행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올해 12월까지 총 1만900명을 파병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의 한 관리는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으며 유럽은 물론, 인도 태평양 지역 및 그 너머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이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이 전장에서 철수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할 수 있다고 이 관리들은 말했다. 한 미국 관리는 CNN에 중국을 언급하며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관여하고, 다른 국가들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중국과 접촉하도록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방 관리들은 이러한 압박에도 중국이 북한에 개입할 것이라고 낙관하지는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 전쟁에 중요한 조력자로서 계속 활동하고 있으며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전자 제품 등을 러시아 방위 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된 데 대해 거듭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할 경우 우크라이나 군의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티모어를 방문해 미국 인프라 재건에 대해 연설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군부대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북한 부대를 타격해야 하느냐’는 후속 질문에 “만약 그들(러시아 내 북한 병력)이 우크라이나로 건너간다면…”이라고 답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전날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 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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